英총리, 결국 사임..새 당대표 선출 때까지만 총리직 유지키로(종합)

최서윤 기자 2022. 7. 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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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년 만에 사퇴 의사 밝혀..브렉시트·코로나19·전쟁 등 임기 내내 '시끌'
새 대표 선출 소요기간 3주·2개월 등 제각각..임시 총리 지명 요구도 나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르완다 키갈리의 레미고 호텔에서 열린 영연방정상회의(CHOGM) 기자 회견에서 연설한 후 떠나고 있다. 2022.06.24/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사퇴 압박을 받아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일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집권 보수당 대표 자리를 내려놓고, 새 대표 선출 절차를 위해 올가을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한다고 했다.

다만 존슨 총리를 '보이콧' 하기 위한 내각 줄사퇴로 정부 50여개 고위직이 텅텅 빈 만큼 보수당이 대표 선출을 서두른다면 가을 전 총리 교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새 당대표 선출 때까지 임시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존슨 총리의 자세한 입장은 곧 있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2019년 7월 취임 3년 만에 사임 동의

2019년 7월 24일 당시 신임 총리로서 런던 버킹엄궁을 찾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하던 존슨 총리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날 존슨 총리의 사임 소식은 현지 시간으로 오전 9시(한국 시간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각 영국 공영 BBC 방송 보도로 처음 전해졌다.

BBC의 정치에디터 크리스 메이슨이 트위터를 통해 "보리스 존슨이 오늘 보수당 대표직을 사임할 것"이라고 전하면서다.

이 소식을 로이터 통신과 더선, ITV 등 현지 언론이 일제 보도한 직후 다우닝가(영국 총리 관저) 대변인은 "총리가 오늘 대국민 연설을 할 것"이라며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

BBC에 따르면 존슨 총리의 사임 연설은 몇 시간 내로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존슨 총리는 보수당이 새 대표를 선출하는 올가을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더선과 BBC는 전했다.

존슨 총리는 임기 중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으로 몇 차례 사퇴 위기에 직면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보수당 텃 밭 지역을 노동당에 뺏기기도 했다.

결정타가 된건 존슨 총리가 원내부총무로 임명한 크리스 핀처 의원의 과거 성비위 스캔들이 터진 건데, 총리가 그 사실을 알고도 임명하면서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논란이 터질 때마다 매번 거짓 해명을 내놓는가 하면, 위기를 감지하지 못한 채 자신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장관을 해임하는 등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난 5일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과 리시 수낙 재무장관에 이은 내각 줄사퇴로 더이상은 자리보전이 어려운 지경이 됐다. 사흘 사이 내각 최고 서열 4명의 장관을 포함해 벌써 50여 명의 정부 지도부가 사임한 상황이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논의가 한창이던 2019년 취임했다.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의회의 브렉시트안 부결에 위기를 맞았음에도, 결국 바톤을 이어받아 보수당 정권을 지켜내고 브렉시트도 실현했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는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우군을 자처, 전쟁 중 두 번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달 6일 의회 불신임 투표에서 구사일생했음에도, 의회가 '신임투표 결과는 무조건 12개월간 유지토록 보장한 원칙을 변경하는 안건'까지 상정하며 물러서지 않자, 결국 '위엄 있는 퇴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월 17일(현지시간) 개전 이후 키이우를 두번째로 깜짝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가을까지 직 유지 어려울 수도

존슨 총리는 보수당 새 대표 선출 때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BBC는 "존슨의 지지자들은 (그가 가을까지 직을 유지하는 게) 어느 정도 지속성과 안정성을 준다고 주장하겠지만, 이미 여러 인물들 사이에서 '정부 빈 자리가 너무 많아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지 프리먼 전 과학부 장관은 "임시 총리가 지명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재 보건부와 재무부를 포함해 내각 최고 서열 장관직 4곳과 정부 50여곳 고위직이 텅텅 빈 만큼 보수당은 새 당대표 선출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선출은 최소 2명의 당 소속 의원 추천을 받아 출마한 다수 후보들을 놓고 의회 내 보수당 의원들끼리 비밀투표를 해 최종 2인을 남기는 경선 절차를 거치게 된다.

투표 때마다 최저 득표자를 탈락시킨 뒤 재차 투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 투표는 수차례 반복된다.

최종 후보 2인이 가려지면 보수당 전 당원의 우편투표로 승자를 가리게 된다. 영국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하원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만큼, 새 당대표 선출이 완료되면 그가 차기 총리가 된다.

기간의 경우 처음 경선에 얼마나 많은 후보가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의 경우 직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사임 발표 이후 취임까지 3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존슨 총리의 경우 메이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취임하기까지 2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가 2019년 7월 24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총리 취임 이후 첫 연설을 하던 모습. 이제 세계의 관심은 다우닝가의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이냐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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