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림항 어선 화재 7시간 만에 완진..실종자 2명 수색 중(종합3보)

출항 준비작업 중 '펑' 소리 동시에 화염·연기 치솟아
실종자 가족·지인들 '발 동동'..선장·선원 2명도 다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오현지 기자 = 제주 한림항에서 발생한 어선 3척 연쇄 화재가 7시간 만에 완전 진압되면서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본격화됐다.

7일 제주서부소방서와 제주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7분쯤 제주시 한림항에 정박 중인 A호(29톤·근해채낚기·한림선적)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불이 A호 양 옆에 있던 B호(49톤·근해자망·한림선적)와 C호(39톤·근해자망·한림선적)로 번지면서 피해 어선은 모두 3척으로 늘었다.

불은 신고 접수 약 7시간 만인 이날 오후 5시14분쯤 완진됐다.

김영호 제주서부소방서장은 "어선들이 화재에 취약한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데다 어선들 안에 적재돼 있던 유류에 의해 재발화가 발생하면서 완전 진압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현재 이번 화재로 인한 실종자는 2명, 부상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모두 최초 화재가 발생한 A호 관계자들이다.

실종자는 기관장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E씨(31), 부상자는 선장 김모씨(50)와 선원 홍모씨(40), 인도네시아인 선원 A씨(33)로 파악됐다.

◇출항 준비 중 폭발음과 함께 불…화재원인 조사 중

해경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재 직전 A호 승선원 8명(한국인 4명·인도네시아인 4명)은 출항 준비작업을 하고 있었다.

당시 이 가운데 선원 3명(한국인 1명·인도네시아인 2명·모두 40대)은 A호 옆에 정박돼 있던 B호에 서 있었고, 선장 김씨와 나머지 선원 3명은 갑판 위, 기관장은 홀로 기관실에 있었다.

이 때 갑자기 A호에 불이 나자 B호에 서 있던 A호 선원 3명은 그대로 방파제로 뛰어가 화재 현장에서 자력 탈출했다.

갑판 위에 있던 선장 김씨와 선원 홍씨, 인도네시아인 선원 A씨는 곧바로 바다로 뛰어 들어 얼마 지나지 않아 해경 연안구조정에 구조됐다.

안타깝게도 기관장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E씨의 행방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배터리 폭발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이와 관련 송기윤 제주해양경찰서 한림파출소장은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각적으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 실종자 2명 조기 수색 나서…애타는 가족·지인들

해경은 큰 불길이 잡히자 이날 오후 4시43분쯤 화재 현장에 해양경찰구조대 8명, 해양경찰특공대 2명을 투입해 일찌감치 수색작업에 돌입했다.

한 팀은 A호 기관실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장을 찾기 위해 A호 근처에서, 또 다른 한 팀은 바다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네시아인 선원 E씨를 찾기 위해 한림항 초입에서부터 수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당초 해경은 완진 후 수색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후 3시25분쯤 초진이 되자 즉각 수색작업에 들어갔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데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신속히 수색작업을 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를 지켜보는 실종자들의 가족과 지인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기관장의 한 가족은 현장지휘소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다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이 가족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 없이 화재 현장을 바라보며 가족의 귀환을 바라고 있다.

인도네시아인 선원 E씨의 지인은 "화재 현장을 목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가 실종됐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이 일을 시작한 지 3~4개월 밖에 안 된 친구인데 정말 걱정된다"고 두 손을 모았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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