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가전 부진에 메모리값도 뚝뚝.."올 영업익 60조 쉽잖아"

진동영 기자 2022. 7. 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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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매출 신기록' 제동..하반기 성적표 먹구름]
우크라사태·인플레·경기부진 등
복합 악재에 수익성 갈수록 악화
3분기 D램 가격 10% 하락 예상
'영업익 70%' 차지 반도체 암울
스마트폰은 '아이폰14' 출격 부담
증권가 영업익 전망도 50조로↓
[서울경제]

삼성전자(005930)가 2분기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비교적 선방한 성적표를 냈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견조한 반도체(DS) 부문 실적이 모바일·가전의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가렸지만 하반기부터는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 등 시장 악화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로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28조 원대에 그치면서 연초 예상됐던 ‘영업이익 60조 원’ 달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올해 영업이익 60조 ‘빨간불’=7일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320조 4434억 원, 영업이익 58조 988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우울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사상 첫 매출 300조 원 돌파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연속 이어져 온 ‘매출 신기록’ 경신 행진이 깨졌지만 2분기에도 역대 2분기 중 최대 매출을 기록했을 정도로 여전히 탄탄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전 분기(14조 1200억 원) 대비 소폭(0.85%) 줄기는 했지만 2분기 역대 세 번째 수준으로 나쁘지 않다.

문제는 각종 악재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하반기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에 있다. 연초 업계에서는 탄탄한 반도체 수요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올해 국내 기업 중 역대 처음으로 매출 300조 원, 영업이익 60조 원 동시 달성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대내외 여건 악화로 증권사들이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내리면서 한 달 새 전망치가 50조 원대로 내려앉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확산, 금리 상승,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수요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양호한 성적을 보인 1·2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28조 1200억 원으로 30조 원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극적인 대외 환경 변화 없이 60조 원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잠정 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실적 추정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영업이익 14조 원 중 반도체가 전체의 70%를 넘는 10조 원 이상을 차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이 10조 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측했다. 모바일(MX)은 2조 8000억 원, 영상디스플레이(VD)는 4000억 원 수준으로 전 분기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가 선방한 가운데 모바일·가전의 부진이 3분기 연속 이어져 온 성장세의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다.

◇스마트폰 부진·반도체 가격 하락 우려=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부진이 염려되는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의 실적 개선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마저 시장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데 있다. 가전제품도 경기 둔화로 가구의 실질 수요가 줄면서 수요가 대폭 줄어들고 있다.

지금껏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핵심 먹거리였던 스마트폰의 경우 판매량이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위기에 놓였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5월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0% 감소한 9600만 대로 최근 10년간 두 번째로 1억 대를 밑돌았다.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6100만 대로 1분기 7300만 대보다 1200만 대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시장 전망은 하반기에도 어둡다. 올해 스마트폰 총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 줄어든 13억 57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제품에서 재고 처리, 고급형에서 애플의 아이폰14와 격전을 벌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나마 선방한 반도체는 하반기 시장 전망이 염려스럽다. DS 부문의 핵심 분야인 메모리반도체가 시장 예상과 달리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면서 실적을 지탱했지만 하반기부터는 결국 경기 둔화 영향권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 가격은 2분기보다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반도체의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도 최근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다.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6월 고정 거래 가격은 4.67달러로 5월(4.81달러)보다 3.01% 내렸다.

가전 또한 각 시장조사 업체들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을 연이어 하향 조정하는 등 수요 위축을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환경은 대처가 어려운 만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 경쟁력 강화로 대응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프리미엄 시장 수요 촉발의 기대가 남아 있고 반도체는 시장 악화 우려에도 여전히 수요가 견고하게 받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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