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만큼 실시간 방송도 살리자"..규제 형평성 맞춰야 [OTT온에어]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기댈 언덕은 실시간 방송이다, 실시간 방송 지원을 위한 규제 완화 그리고 종합계획이 필요하다."
7일 서울 중구 미디어 교육원 가온 대강의실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한국방송산업 발전을 위한 실시간 방송 생태계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미디어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이 제언했다.
실시간 방송은 여전히 우리 사회 다수가 시청하고 있고, 이는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뿐만 아니라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콘텐츠 제공 등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러나 유료 방송 보완재로 인식됐던 OTT가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실시간 방송의 완벽한 대체제 역할을 하면서 이의 중요도는 후퇴하는 모양새다.
이에 이날 발제를 맡은 주정민 전남대학교 교수는 유료방송과 유사한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가 유료 방송시장을 잠식·대체해, 전통적인 실시간 방송 영역의 급격한 축소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OTT 서비스 이용률, 유료 결제 이용자 비율은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유료 방송은 가입자 수 증가율과 방송사업매출에서 차지하는 가입자 매출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면서 "실제 유료 방송은 가입자 수 증가율은 2016년 6.3%, 2017년 5.5%, 2018년 3.5% 2019년 3.2%, 2020년 2.9%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실시간 방송 생태계가 붕괴하면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기능과 디지털 격차 완화·방송복지가 약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 차원의 콘텐츠 경쟁력·정체성 약화를 통해 국내 콘텐츠 제작시장의 '글로벌 OTT 종속'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실시간 방송이 위축되면 고령자와 같은 특정 계층이 방송미디어로부터 소외되는 현상을 발생하고 특히 국민 생활에 필요한 필수 정보나 재난정보 등을 원활하게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또 가짜뉴스로 불리는 허위 조작정보의 유통에 대처할 방안은 양질의 실시간 방송 정보의 충분한 제공"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OTT 시장 확대로 인한 국내 미디어 산업에 외국자본 유입 확대로, 국가 차원의 콘텐츠 경쟁력 저하와 정체성 상실이 우려 된다"면서 "국내 방송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OTT 하청 기지화 그리고 해외 문화와 해외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 제작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주 교수는 실시간 방송과 신유형 미디어의 상생협력을 위한 정책 방안으로 ▲실시간 방송과 OTT 등 신유형 미디어 간 '상생의 산업구조 형성' ▲실시간 방송, 신유형 미디어의 역할 규정 및 법제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시간 방송은 기존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지원을 강화해 안정적으로 양질의 콘텐츠 생산 및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을 조성해주고, 국내 OTT는 국내 안정적인 실시간 방송 생태계 기반 위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외OTT(가전사 등 스마트미디어사업자 포함)는 국내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VOD로만' 제공하도록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실시간 방송에 대한 종합계획이 필요하다"면서 "OTT 육성정책은 있어도 실시간 방송 육성정책은 없는데, 이것은 굉장히 난센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OTT만큼이나 실시간 방송도 중요하기 때문에 두 생태계가 잘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면서 "이것이 장기적으로 국가의 방송과 미디어 산업 정책의 근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유형과 레거시 균형있는 규제·정책이 관건
이어진 토론에 참석한 방송 업계 전문가들은 주 교수 주장에 동의하며, 신산업인 OTT 편중된 지원과 정책보다는 실시간 방송도 고려해 균형있는 시장 발전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현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실시간 방송 생태계가 갖는 사회 문화적 가치가 굉장히 크고, 경제 산업적 가치도 크다는 데 대해서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실시간 방송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최초 유통 창구로서 국내 방송 콘텐츠 및 연관 시장의 경쟁률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해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실시간 방송에 대한 규제 완화, 규제 완화는 필연적으로 이제 규제 합리화를 의미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서 신유형 서비스와의 규제 형평성 제고를 추구하는 것이 분명히 한 축이 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서 실시간 방송에 대한 적절한 지원 육성책이 이제 요망된다"고 말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지금의 국정과제 정책은 전부 OTT에 쏠려있다"면서 "정부가 먼저 내놨어야 되는 정책 중에 어떤 정책 방향성 중에 하나가, 레거시라는 전통적인 다수의 매체들이 존재하는 하나의 큰 영역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담론으로 던졌어야 되는 게 더 우선시 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문위원은 "OTT에 대해서 규제를 해야 된다라는 것이 주요 논점은 아니다"라며 "대신에 실시간 방송 규제에서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완화해 줄 것인가, 이 부분이 가장 시급하게 요구되는 상황인 것 같고 또 우리가 본격적으로 고민을 해야 되고 또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되는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주용 인하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OTT를 억제함으로써 레거시 미디어나 실시간 방송을 살리자는 것이 아니고 두개가 균형있는 발전을 할 수 있도록 국가 정책이 마련되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는 그런 정책의 초점이 신유형 방송 서비스 특히 OTT 등의 활성화에 과도하게 잡혀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신유형 방송 사업자를 활성화하는 과정이 야기하는 또 다른 문제, 레거시 미디어 특히 실시간 방송의 위축이 나타날 경우에 그런 것들을 막을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 교수는 "기존에 있던 레거시 미디어들 특히 실시간 방송에 굉장히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여러 유료 방송 산업의 생태계 내에 있는 산업 요소들 하나하나에 대해서, 이젠 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좀 활동의 폭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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