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제만 유연해져도 여성 과학자 확 늘 것"
상반기 여성 엔지니어상 수상
가정친화적 근무체제 덕에
경력단절없이 육아·일 병행
"기초공학 여성 인재 늘리려면
근무여건 개선이 가장 중요"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2022년 상반기 여성 수상자로 선정한 이형의 LG이노텍 연구위원(사진)은 "여성 선후배들이 경력 단절의 길에 접어드는 가장 큰 이유를 살펴보면 결국은 육아를 책임지지 못한다는 죄책감"이라고 말했다.
서강대에서 화학 분야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이 연구위원은 2004년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은 뒤 2008년 LG이노텍에 입사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연구해왔다. 2015년 임원급 직책인 '연구위원'에 선임된 그는 2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나노 소재를 개발해 선박용 열전 반도체 모듈 양산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을 수상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대학생, 고등학생 자녀 2명을 둔 엄마다. 그가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데는 LG이노텍의 가족친화형 근무체제에 힘입은 바가 적지 않다. LG이노텍은 유연근무제를 계열사 중 가장 빠른 2010년 6월부터 실시했다. 오전 6시 30분부터 10시까지 출근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8시간만 근무하면 자유롭게 퇴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 국내 5개 전 사업장에서 임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또 최장 2년의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이 연구위원은 "저보다 앞선 선배들에 비하면 좋은 여건에서 직장 생활을 해 온 셈"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와 함께 발행한 '2019년 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인력 현황'에 따르면 조사 기간 정규직 여성 과학기술 연구개발 인력의 이직·퇴직자는 총 2616명으로 집계됐다. 이직·퇴직 사유로는 전직이 189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가사·출산·자녀 양육·가족 돌봄 등이 14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남성 인력 이직·퇴직자 중 가사·출산·자녀 양육·가족 돌봄 등을 꼽은 인원은 82명(전체 이직·퇴직자 8790명)에 불과했다.
이 연구위원은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로 여성 인재를 유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공계열 종사자들의 사회적 처우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청년 실업 문제로 이공계를 선택하는 학생 수는 늘었지만 그중 상당수가 기초공학 분야가 아닌 의학 분야 전문직이나 프로그래밍 등 특정 영역에 편중된 점이 한국 이공계가 처한 문제와 답 모두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진한 기자 / 사진 =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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