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어도 관치금융 여전"..은행권 '배당·금리 자율성' 실종

김지영 기자 2022. 7. 7. 1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관치 금융은 똑같아요.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 가치를 둔 정당에서 오히려 시장 논리에 역행하는 대책이 더 많이 나오고 있어요."

최근 금융 당국의 정책을 두고 은행권에서는 여전히 관치 금융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관치 금융 정도를 결정짓는 리트머스시험지로 국내 주요 금융 지주사들의 중간 배당성향을 꼽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시 기업을 뛰게하자
금융지주 배당성향 당국 눈치보고
이자장사 논란에 금리부담 떠안아
[서울경제]

“정권이 바뀌어도 관치 금융은 똑같아요.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 가치를 둔 정당에서 오히려 시장 논리에 역행하는 대책이 더 많이 나오고 있어요.”

최근 금융 당국의 정책을 두고 은행권에서는 여전히 관치 금융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경기 불황 우려까지 겹치면서 은행들도 취약 계층을 위한 지원에 공감하나 시장 원리에 역행하는 수준의 정책 주문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산업적으로 키우기 위한 인식 및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행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관치 금융 정도를 결정짓는 리트머스시험지로 국내 주요 금융 지주사들의 중간 배당성향을 꼽는다. KB·우리·하나금융 등이 이미 주주 명부를 폐쇄하고 중간 배당을 실시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 지주사들은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배당의 정례화 및 배당성향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칠 것을 공언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 금융권 내부에서도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 당국이 최근 국내외 경기 변동성을 이유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대손충당금의 추가 적립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경제 전망에 따라 은행에 대손준비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금융 지주사들이 금융 당국의 행보를 배당 자제 지침으로 보고 배당성향을 스스로 줄일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이 금리 부담을 일정 부분을 떠안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놓고도 은행권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이 6월 말 기준 연 5%를 초과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앞으로 1년간 연 5%로 일괄 감면하고 초과분을 은행이 부담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역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연 7%를 초과하는 금리에 대해 최대 1%포인트를 감면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연일 금리 인하를 압박한 데 따른 조치로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할 영역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은행권의 관계자는 “은행들도 취약 차주의 연착륙을 위해 나름대로 채무 조정 지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와 상관없이 무조건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토로했다.

반면 은행의 사업 확대에 발목 잡는 규제들은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은행의 신탁재산 범위를 금전·증권·채권·부동산·지식재산권 등 일곱 가지에 국한한 게 대표적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영업, 보험금 청구권 등으로 확대해 다양한 신탁 관련 상품이 출시돼야 종합 재산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시장 변동성 확대로 간접투자가 직접투자보다 더 활성화되는 상황에도 은행의 주가연계신탁(ELT) 판매 한도는 여전히 묶여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사 임원들이 체감하는 관치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 없다고 한다”며 “국내 금융사들이 공무원 눈치만 보고 발전을 하기 어려운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