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전문대 심화과정 북적이는 까닭은

김제림 2022. 7. 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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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졸업 후 2년 실무교육
4년제 학위 받고 취업도 거뜬
한식조리·사회복지·관광등
취업률 100% 대학도 잇따라
기업도 직무능력에 큰 만족
"입학정원·자격 제한 풀어야"
외식·관광 계열 전문대를 2020년 2월 졸업한 김 모씨. 졸업과 동시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전공과 관련된 일자리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고민하던 김씨는 경기 서정대 식품조리과 학사 학위 전공심화과정에 진학했다. 2년간 현장 실무 대비 교육과정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그 덕택에 인터컨티넨탈 호텔 면접 때 숙련된 조리 기술을 인정받아 취업에 성공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었던 고용 시장이 조금씩 회복될 기미를 보이면서 취업 한파기 전문대 학사 학위 전공심화과정에 진학했던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2년간 업무능력 전문성 향상과 학사 학위 취득을 병행하면서 더 좋은 조건으로 취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사 학위 전공심화과정은 2~3년의 전문학사과정을 졸업한 학생이 추가로 1~2년의 심화과정을 이수하면 4년제 일반대학과 동일한 학사 학위를 부여하는 전문대학의 교육제도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관광·항공 분야에서 신규 채용이 막히고 휴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이 기간을 활용해 전문대 학사 학위 전공심화과정을 밟은 학생들은 1~2년 후 다시 관련 업계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전문대 학사 학위 전공심화과정은 학생들이 취업 시장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학사 학위 전공심화과정 입학생 수는 총 14만7033명, 졸업생 수는 총 11만1966명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전공심화과정이 설치된 학과도 829개에 달한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전공심화과정을 졸업한 학생들의 우수한 직무 역량이 검증되면서 취업률 100%를 기록하는 대학도 많이 나오고 있다. 연암공과대는 13개 업체와 산학협력을 맺고 올해 졸업생이 전원 취업하는 효과를 거뒀다. 수원과학대 글로벌한식조리학과나 춘해보건대 사회복지학과도 올해 초 취업률 100%를 달성했다. 6년 전 춘해보건대 방사선과를 졸업한 안 모씨는 방사선사 국가시험에 계속 낙방하면서 병원 취업에 실패했지만 원격교육지원센터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전공심화과정을 졸업한 뒤 울산 동강병원에 취업할 수 있었다.

재직 중 전공심화과정을 병행해 몸값을 올려 재취업한 사례도 있다. 전공심화과정은 야간과정이 77%에 달해 일과 학업 병행이 가능한 선택지가 많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현대그린푸드 용산점에서 근무하던 김 모씨는 직장을 다니며 수원과학대 글로벌한식조리과 전공심화과정에 등록했고 졸업 때 전문성 향상을 인정받아 팀장으로 승진했다. 서정대 식품조리과를 졸업한 신 모씨는 메리어트 호텔 인턴으로 취업했는데 전공심화과정을 밟으며 정직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전공심화과정에 대한 학생들이나 기업 수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입학정원이나 입학자격에 관한 제약이 남아 있어 성인 학습자의 미래직업 변화 대응 필요성을 감안하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금은 전문대 학사 입학정원의 20%로 전공심화과정 정원이 연계돼 있는데 입학정원 제한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평생직업교육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전문대 졸업생들의 추가 심화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사 입학정원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지금처럼 전문대 입학정원과 전공심화과정 정원이 연계돼 있으면 늘어나는 수요에도 불구하고 전공심화과정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불합리한 점도 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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