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준비 대화 엿들었어요".. 이 제보, 美버지니아서 참극 막았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경찰이 독립기념일 총기난사를 모의한 이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압수한 총기들. /AP 연합뉴스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또 다른 총기난사 참극이 벌어질 뻔 했으나, 경찰이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용의자를 체포해 저지됐다. 이날 일리노이주 하이랜드파크에서는 20대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7명이 숨졌다.

6일(현지 시각) AP통신과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시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 남성 2명을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해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리치먼드 경찰은 지난 1일 ‘독립기념일에 시내에서 총기 난사를 준비하는 대화를 엿들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 경찰은 제보를 바탕으로 국토안보부와 함께 수사를 벌여 시내의 한 아파트를 급습했다. 제럴드 스미스 리치먼드 경찰서장은 “아파트 수색 과정에서 제보 내용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증거’가 어떤 것인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경찰은 아파트에서 자동소총 2정과 권총 1정, 탄알 등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럴드 스미스 리치먼드 경찰서장이 6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기념일 총기 난사를 준비한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경찰은 훌리오 알바라도-두본(52)을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1일 체포했고, 나흘 뒤인 5일에는 그의 룸메이트인 롤먼 발라카르셀(38)도 같은 혐의로 검거했다. 과테말라 출신인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데도 총기를 불법으로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리치먼드의 독립기념일 행사가 예정된 야외 원형극장인 독우드 델 앰피씨어터나 디아먼드 야구장에서 총기난사를 하려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연방수사국과 함께 이들이 총기를 난사하려 했던 이유와 총기를 확보한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스미스 서장은 “‘영웅 시민’이 한 통의 전화로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무엇인가 수상한 것을 보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