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녀상 철거 시위한 주옥순에.. 광복회 "이 무슨 해괴한 일?"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소녀상 철거 시위를 벌인 극우성향 단체 ‘엄마부대’ 대표 주옥순씨 등 일행을 두고 광복회가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라며 “국제적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광복회 측은 “역사 인식 차원에서 평행선을 가고 있는 한일관계는 과거 식민지배의 역사범죄에 대해 가해국인 일보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라며 “그래야만 양국 국민들의 평화·공생·공존을 위한 동반의 길도 열린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주씨는 무슨 저의로 ‘소녀상 철거 촉구’라는 반민족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를 했나”라며 “주씨의 행동에 대해 일본의 언론은 일본 총리 ‘기시다에게 뜻밖의 응원군’ 운운하는 망언을 서슴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참으로 참담할 뿐”이라며 “광복회는 시대의 아픔에 공감했던 독립운동가 선열들의 명예를 걸고 민족 정서를 배반하는 주씨의 몰지각한 행위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래 한일관계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일본의 해당 언론의 망언에 대해 삼가길 엄중히 경고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재독 시민사회단체인 코리아협의회와 독일 시민단체 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소속 40여명은 이날 독일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 수요시위를 열고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의 영구존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단순한 한일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크라이나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전시 성폭력과 여성 인권 문제의 상징”이라며 “(베를린) 미테구는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는 일본 정부와 극우의 철거 압박에 굴하지 않고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을 적극적으로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주씨 등 극우단체 소속 4명을 국민선동으로 공공의 평화를 위협하고, 사자 명예훼손을 한 혐의 등으로 법률검토를 거쳐 독일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들이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시위할 수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씨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방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라며 “한·독·일 우호관계를 깨뜨리는 독일 베를린 미테공원 위안부 동상은 이제 자진 철거를 확실하게 외치고 돌아왔다”라고 알렸다.
그는 “독일 교민들에게 똑똑히 전달하고 돌아왔다”라며 “독일 뤼브케 대통령이 과거 통일되기 전 서독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께 일본과 수교를 맺으라고 권고하시면서 분단국가에서 경제번영만이 공산주의를 이길 수 있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과 프랑스는 역사상 42번이나 전쟁을 했지만 아데나워 총리와 드골 대통령이 만나서 악수를 한 뒤 이웃 나라끼리 잘 지내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과거에 매이는 것보다 미래로 나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과거에 눌려 살았거나 대등하게 싸운 것이나 모두가 과거의 일”이라면서 “일본과 손을 잡고 경제 발전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국익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하여 위안부 사기 청산 멤버들이 5박 6일 일정을 잘 마치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에 정의연은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존치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서명과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자필 편지를 현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전달하며 해당 시위에 맞섰다.
정의연은 당시 성명에서 “일본 정부와 극우 역사부정 세력의 철거 압박에 굴하지 말고 평화의 소녀상을 적극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라며 “평화의 소녀상 영구 존치 결정을 통해, 제국주의자들과 식민주의자들, 역사부정 세력들에게 역사적 진실과 마주해 온 독일 시민들의 역사와 흔들림 없는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줄 것을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베를린 미테구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은 2020년 9월에 1년 기한으로 베를린시 미테구 모아비트에 설치됐다가 올해 9월 28일까지 설치기간이 1년 연장됐다.
송혜수 (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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