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15년만에 '깜짝' 금리인상..日, 긴축 압박 심화

방성훈 2022. 7. 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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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저금리 日.."통화정책 변곡점 가까워져"
"BOJ, 현재 매입 속도라면 1년내 日국채 전량 보유"
"긴축 전환시 캐리 트레이드 청산 유발..시장 충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스위스가 15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서 일본은행(BOJ)도 긴축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CN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AFP)

‘나홀로’ 저금리 日…“통화정책 변곡점 가까워져”

스위스는 일본, 유럽중앙은행(ECB)과 더불어 거의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온 국가다. 하지만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지난 16일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0.75%에서 -0.25%로 ‘깜짝’ 인상했다. 5월 스위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9%를 기록했다. 이는 약 14년 만에 최고치로, SNB의 목표치인 2%를 4개월 연속 웃돈 것이다.

ECB 역시 7월과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로써 세계 주요 국가들 중 긴축으로 통화정책을 선회하지 않은 곳은 일본밖에 남지 않았다. 이에 CNBC는 “스위스의 금리인상으로 저금리·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도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BOJ는 여전히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금융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BOJ 목표치인 2%를 간신히 넘는데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8%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최근까지도 CPI와 관련해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물가를 밀어올리는 효과가 희미해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이 잘못된 평가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시장에선 BOJ가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것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일본 국채를 팔아치우는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또 이러한 매도세는 엔화 약세를 더욱 부추기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에선 이미 엔·달러 환율 140엔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140엔대 중반까지 오르면 물가는 3% 수준으로 뛸 것”이라며 “임금 상승은 이뤄지지 않고 물가만 올라 BOJ는 ‘고통스러온 금리인상’을 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1년내 국채 전량 보유할수도…긴축전환시 시장 큰 충격”

BOJ가 보유한 국채 규모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도 긴축 전환 가능성을 전망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최근 BOJ가 보유한 국채 비중이 크게 확대했는데, 더 늘어나기 전에 긴축에 전환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량이 늘어날수록 긴축 전환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정부 재정도 악화한다.

BOJ는 엔·달러 환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6월에만 15조엔(약 143조 5200억원) 상당의 국채를 사들였다. BOJ는 미국과의 장기금리 격차가 확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채 10년물 금리 상한을 0.25%로 정하고 이보다 높아지면 무제한 매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BOJ의 국채 보유 비중은 지난달 말 50%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닐 시어링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투자자들의 일본 국채 매도세는 10년물 금리를 BOJ의 상한선까지 밀어 올렸다. BOJ가 6월과 같은 속도로 매입하면 1년 안에 전체 물량을 보유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BOJ가 통화정책을 고수하거나 엔화 가치를 방어할 수 있겠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이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 엔화 가치 급변으로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CNBC는 내다봤다.

스위스 Syz은행의 찰스-헨리 몽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회수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공포심리를 자극해 주식 매도, 강제적인 달러화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 미 국채 금리도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지만 현재 일본 국채시장 상황은 높은 시장 변동성 측면에선 확실히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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