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면 안돼!" 남 지적하는 아이, 왜?

김주미 2022. 7. 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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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미 기자 ]

유치원, 학교, 심지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친구나 남을 향해 서스럼없이 지적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럴 때 부모를 비롯한 주변 어른들은 당황스럽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6~8세는 잘잘못을 가리는 데 열하는 '규범의 시기'다. 옳은것과 그른 것이 분명히 나눠져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가려내는 것이 아이에게 중요해진다. 그러다 10세가 넘어가면서 점차 세상이 흑백처럼 나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타인을 향한 지적을 덜 하게 된다. 또 남을 향한 지적이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자제하게 된다.

만약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지적하는 정도가 심하다고 느낀다면, 그 원인은 아이의 타고난 기질에서 먼저 찾을 수 있다. 기질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이를 조금씩 바꾸기 위해서는 아이가 스스로 깨닫는 수밖에 없다. 즉 자신이 남들과 기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런 특성이 사회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어도 초등학교 5학년까지 성장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자신의 객관화할 수 있게 된다.

그때까지 부모의 역할은 두가지다. 하나는 아이가 남들로부터 지나치게 상처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 다른 하나는 아이가 남들과 다른 기질을 가졌음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타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운동신경이 부족하면 꾸준히 운동 연습을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다음으로, 아이의 예민한 '지적질' 습관은 성장 과정에서 형성됐을 수 있다. 보통 유아기에 부모가 너무 완벽주의자였다거나, 아이의 행동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평가했을 경우 아이는 무기력·착한 아이·반항 이 세가지 중 한 방향으로 발전한다.

첫번째 '무기력'은 강한 부모의 모습에 밀려 뒤로 물러나는 것으로, 의욕을 상실한 모습을 보인다. 두 번째 '착한 아이'는 아이 스스로 부모를 내면화하여 자기 자신을 야단치고 주변인을 지적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갖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앞선 두 사례와 반대로 부모보다 아이가 강한 성향일 경우 반항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간섭과 사랑을 혼돈하는 것인데,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위한 교육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매사에 잘했다, 잘못했다 평가하고 지시내리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아이 스스로 배울 기회를 주고, 간섭을 자제하자.

기본적으로 불안과 공격성의 원인은 두려움이다. 당장 아이가 공격적으로 보인다 해도 기저에는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는 무엇을 두려워할까? '사랑 받지 못할 수 있다', '잘못된 행동으로 벌을 받을 수 있다'는 데에서 오는 두려움일 것이다. 부모들은 "나는 그렇게 벌을 준 적 없는데 얘는 왜 이럴까요?"라며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작은 부정적 평가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태인 만큼, 아이에게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부모가 몸소 보여줘야 한다. 

먼저 부모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고, 그 후 아이에게 자율권을 주도록 하자. 아이의 행동에 대한 평가와 지적은 내려놓고 세상에는 다양한 행동의 옵션이 있음을 꾸준히 알려줘야 한다. 사람의 행동은 자로 잰 듯 딱딱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사람도 스스로 반성하고 자기를 돌아볼 줄 아니 다른 사람의 잘못을 네가 일일이 간섭할 필요는 없어. 너는 네 자신의 행동에 좀 더 집중하고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얘기해주자. 남의 잘못은 그 사람이 깨달아야 할 몫이고, 그것을 너그럽게 봐준다면 네가 너그럽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가르쳐주자.

부모의 이같은 꾸준한 노력은 아이의 지적하는 행동을 조금씩 완화시킬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 내면에 자리한 불안감을 다독이고 보듬어주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임을 기억해야한다.

참조 :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우리아이 괜찮아요, 2014. 11. 20., 서천석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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