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성역없는 지출구조조정 강조.."정부부터 허리띠 졸라매야"

[윤정부 첫 재정전략회의]前 정권 확대와 반대 방향 설정
공공부문 자산 전수조사 방침..재정만능 환상서 벗어나
민간·시장영역 침범 여부 살펴야..혈세 허투루 쓰지 않게
사회적 약자 배려 강조..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선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새 정부의 향후 5년 간의 재정전략을 논의하면서 고강도 지출구조조정에 방점을 뒀다. 민생현안과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각오다. 이전 정권이 재정 확대에 방점을 둔 반면 윤석열 정부는 긴축으로 방향을 잡은 모습이다. 또 재정만능 환상에서 벗어나야한다며 공공부문 자산 전수조사 방침을 천명했다.

<YONHAP PHOTO-2993> 새정부 국가재정운용방향 논의하는 윤석열 대통령 (청주=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에서 새정부 5년간의 국가재정운용방향을 논의하는 2022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7.7 jeong@yna.co.kr/2022-07-07 15:08:35/<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경제는 또다시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의 복합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당면한 민생 현안과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부터 솔선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 때마다 우리나라 재정은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해 왔지만, 이제는 그 탄탄했던 재정이 국가신인도에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받을 그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날 참여자들은 △새 정부의 재정운용 방향과 재정 개혁 과제 △성장 동력 재가동을 위한 정책 과제 △인재양성과 문화 융성을 위한 지원 방안 △성장-복지 선순환을 위한 일자리 정책 패러다임 전환 및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복지 추진 방안 등에 대해 토론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재정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고도 했다. 2017년 600조 원이었던 국가채무가 400조 원이 증가해서 올 연말이면 100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공부문의 자산을 전수조사해서 기관 보유의 기능과 연관성이 낮은 자산부터 적정 수준으로 매각 처분해야 한다는 게 윤 대통령의 주장이다. 공무원의 정원과 보수도 엄격한 기준으로 운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예산만 투입하면 저절로 경제가 성장하고 민생이 나아질 것이라는 그런 재정만능주의라는 환상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고 윤 대통령은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재정이 민간과 시장의 영역을 침범하고 성장을 제약하지 않았는지, 이른바 구축효과가 작동하지 않았는지도 면밀하게 살펴볼 때가 됐다”며 “정부는 성역 없는 고강도 지출 구조 조정으로 국민들의 혈세가 허투루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절약한 재원은 꼭 필요한 데 써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자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절약한 재원은 꼭 필요한 데 써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이 어려운 경제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을 긴축해 조성된 자금으로 이분들을 더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초격차 전략기술의 육성, 미래산업 핵심 인재 양성과 같이 국가의 미래 먹거리와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사업에는 과감하게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복잡한 재정 준칙의 단순·합리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개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더욱이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처음으로 충북대에서 개최한 것은 지방 대학 및 지역 인재 육성 방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