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3가지 시나리오..러군 전체 점령·우크라 반격·장기 교착

김태규 2022. 7. 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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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美로켓 우크라 반격 기반…러군 병력 충원, 우크라군 병력 고갈 변수
WSJ "러시아, 우크라 전체 통제 목표 변함 없어"…장기전 준비 시사

[마키이우카=AP/뉴시스]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동쪽 15㎞ 떨어진 마키이우카의 유류고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유류고 내 차량이 불에 타고 있다. 돈바스 지역을 감시하는 공동통제조정위원회(JCCC)는 마키이우카시가 포격을 당해 유류고 등에 불이 났다고 밝혔다. 2022.05.04.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州)를 완전 점령하면서 앞으로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외 우크라이나 전역 점령에 나서거나, 우크라이나 군이 남부 헤르손 등 러시아 점령지 일부를 회복하면서 러시아군이 퇴각하는 경우, 그리고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서 장기적으로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NYT는 이 같은 시나리오를 지난 6월 30일 미 상무부 콘퍼런스에서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했던 발언을 바탕으로 내놓았다.

그러면서 이 같은 시나리오는 러시아군이 병력을 얼마나 충원하는지,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첨단 무기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우크라이나군이 얼마나 반격이 가능한지 등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는 "가장 최근 전쟁 국면은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리시찬스크 함락으로 루한스크주 완전 장악에 성공하면서 인근 도네츠크주의 점령 비율을 60%가량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뒀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 군이 이후 우크라이나 군의 보급 요충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겨냥해 포격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루한스크주를 점령할 때 사용했던 비슷한 전술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러시아 군은 그동안 똑같은 전술로 루한스크주 내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점령했다. 먼저 포위망을 구축한 뒤 대규모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군을 퇴각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도네츠크=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전차 한 대가 이동하고 있다. 2022.06.1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루한스크주 완전 장악 보고 자리에서 "지금까지 루한스크 지역에서 했던 것처럼 계속해서 나아가길 바란다"고 주문했었다. 이를 두고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 군이 기존 6월에서 10월까지 최장 120일 가량 특수군사작전의 목표 시한을 연장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영국 더 타임스의 모스크바 지국장 안톤 트로이아노프스키는 "크렘린궁은 그들의 전반적인 계획이 바뀌지 않았으며 모든 것이 계획 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미국이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의 실전 배치 후 효용성에 주목했다. 러시아 군의 대화력전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반격할 수 있는 여건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최대 사거리 70㎞에 달하는 다연장로켓 HIMARS 4문은 지난달 중순 실전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 군은 HIMARS를 통해 러시아 군의 기지를 정밀 타격하는 영상을 페이스북 등에 올리기도 했다.

NYT는 이와 별도로 돈바스 장악에 많은 병력을 소진한 러시아 군이 향후 추가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지 여부도 향후 시나리오를 예측하는데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러시아 군은 부족한 병력 충원 대부분을 민간 용병 부대인 와그너 그룹에 의존해 왔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최근 돈바스 지역의 승리에 관여한 일부 부대에 휴식을 지시했는데 이미 그 부대들이 지쳐 있음을 암시한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쇼이구 국방장관의 루한스크 점령 보고 당시 "루한스크의 리시찬스크 점령 작전에 참여한 러시아 중부군과 남부군은 우선 휴식을 취하고 재정비 해야한다"고 지시했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전면전을 선포하지 않는 이상 자국 내에서 대규모 동원령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NYT는 "러시아 군이 갖고 있는 병력 증원 한계는 우크라이나 군이 향후 돈바스 전장에서 러시아 군의 자원을 서서히 소진시킬 수 있다는 전망을 더 높인다"며 "이러한 상황은 푸틴으로 하여금 궁극적으로 휴전의 상황을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빠르게 고갈 중인 우크라이나 군 병력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오랜 전쟁 과정에서 누적된 병사들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도 전투력 유지에 있어 관건이 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서방의 제재는 무모하고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했다. 2022.06.17.

NYT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비슷한 비율로 매일 수 백 명의 사상자를 내고 있다"며 "그 결과 우크라이나 군은 훈련을 거의 받지 않은 군대에 점점 더 의존해야 하고, 생존한 부대는 심리적 피해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어떤 시나리오로 진행되더라도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러시아의 루한스크 점령은 이번 전쟁에 새로운 단계를 의미한다고 평가하면서도 러시아가 택한 전술로 인해 전쟁이 장기적인 소모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군이 돈바스 장악을 위해 부대 정비와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이나, 서방의 무기를 제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병사를 훈련시키는 데 시간을 필요로 하는 등 상황이 장기 소모전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동부 지역 점령으로 단기 목표를 수정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전체를 통제하려는 전략적 목표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공공연히 내세우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안보회의 서기는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전 목표에 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중립국 지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싱크탱크 ISW도 "크렘린 궁은 우크라이나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하기 위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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