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에도 삼성은 '메모리' 선방, LG는 '전장' 흑자 전환..2분기 잠정실적 발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2분기(4~6월) 잠정실적을 나란히 발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물가상승,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중국 도시 봉쇄 등 각종 악재에도 두 기업이 모두 2분기 기준으로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영업이익에서는 두 기업 모두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 77조원, 영업이익은 14조원이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73조9800억원), 4분기(76조5700억원), 올해 1분기(77조7800억원) 등 세 분기 연속으로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릴레이가 멈췄다. 다만 역대 2분기 매출액만 놓고 보면 이번 실적은 최고 수준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당초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14조7483억원)을 소폭 밑돌았다. TV·가전 수요 둔화와 스마트폰 사업 부진, 원자재·물류비 등 원가 압박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지난 분기(14조12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던 건 반도체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14조원 중 반도체 메모리 부문에서 10조10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로 DRAM 출하량이 직전 분기 대비 5% 가량 증가하며 이익 확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이 높은 고환율 효과도 작용했다. 반도체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고환율 시기에 거래실적을 원화로 환산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환율 상승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3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19조4720억원, 영업이익은 7917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어나는 등 2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줄었다.
다만 자동차 부품(전장) 사업에서는 분기 매출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고, 전장 사업의 영업이익도 2015년 4분기 이후 26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대외 여건 악화,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두 업체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불투명한 편이다. TV와 가전제품의 매출이 줄거나 이익율이 떨어지는 현상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에서는 메모리 반도체가 실적을 이끌었지만 3~4분기에는 반도체도 경기 둔화의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세트 부문의 출하량 감소와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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