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살 공무원' 기밀정보, 軍서 삭제..합참 "원본 아냐"
민주당 TF "삭제 자체가 보안사고..국방부가 자체 조사할 것"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7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고(故) 이대준씨 피살 사건과 관련,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 탑재된 기밀정보 일부가 삭제됐다는 의혹에 대해 “원본이 삭제된 것은 아니다”라며 “밈스에 탑재된 민감한 정보가 직접적인 업무와 관계없는 부대까지 전파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여권 일각에서는 예하 부대와 실시간으로 첩보·정보를 공유하는 유통망인 밈스에서 하필 피살 사건 후 관련 기밀정보가 삭제된 데 대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6일 박지원 전 원장 등을 관련 보고서 무단 삭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정보의 행방에도 관심이 쏠렸었다.
밈스는 각 영역에서 수집한 군사정보·첩보를 종합 분석·평가해 생산한 정보를 이를 필요로하는 각 부서·지휘관에 적시에 전파할 수 있도록 국방정보본부가 운영하는 군내 전산망이다. 군 당국이 밈스에서 민감한 정보가 일선 부대에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열람을 막은 것은 맞지만, 원본을 삭제한 것은 아니라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밈스는 여러 운용체계 가운데 작전상, 군사적 목적상 고도의 보안 유지가 필요한 정보를 유통하기 위한 체계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며 “거기에 필요한 정보가 필요한 부대나 필요한 기관으로 가서 활용되는데, 이런 민감한 정보가 직접적인 업무와 관계없는 부대에 전파되지 않도록 조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무단 삭제가 아니라 절차에 따른 조처라는 뜻이냐’는 질문에 “필요에 따라 행해진 조처로 보면 된다”며 “원본은 삭제된 것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야당에서는 국정원이 박 전 원장을 고발하는 과정에서 밈스 관리 권한을 착각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밈스 관리 권한은 합참 등 군에 있는데, 마치 박 전 원장이 삭제할 권한이 있는 것처럼 착각해 고발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태스크포스(TF)’ 단장이자 육군 대장 및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위원장인 김병주 의원은 이날 국방부를 찾은 뒤 취재진과 만나 “국정원에서 밈스와 관련해서 고소· 고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것은 국정원에서는 삭제할 수 없는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밈스의 정보를 탑재한 합참에서만 삭제가 되고 그 첩보와 정보에 대해서는 국정원에서는 삭제가 되지 않는데, 국정원에 나가 있는 밈스도 국방부에서 운영한 체계”라고 설명했다.
서해 공무원 사건 관련 정보만 삭제됐는지에 대해선 “(국방부가) 확인해 본다고 했고, 이렇게 삭제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많다고 한다”며 “이것(서해 공무원 사건)만 그런 게 아니라 가끔 이뤄지는 사안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건을) 은폐하려면 합참과 777부대(대북감청 부대)에서 원본을 삭제해야 하는데, 삭제한 적 없다”며 “관련 없는 부서나 기관은 제외를 시키는 것인데 그런 과정에서 일어난 오해라는 것이 국방부와 합참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모든 첩보, SI 문서는 국정원이 생산하지 않고 공유할 뿐”이라며 “문건으로 본 적도 없고 봤다고 해도 (삭제를) 지시할 바보 원장도 아니고, 직원도 부당한 지시를 하면 듣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더 중요한 건 삭제를 했다고 해도 국정원은 메인 서버에 남는다”고 반론을 펼쳤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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