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관리·변형 수난..대전엑스포 백남준 '거북선' 원모습 되찾는다

최예린 2022. 7. 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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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대전엑스포 때 전시됐던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아트 작품 '프랙탈(fractal) 거북선'이 29년 만에 원형 복원된다.

대전시립미술관의 김환주 학예연구사는 "백남준 작품 중에도 이 정도의 대규모 작품은 드물고, 특히 이 작품은 모니터를 쌓아 올린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가구 등 오브제를 활용해 거북선 모양을 정확히 표현해 그 가치가 매우 크다"며 "이번 원형 복원 작업은 작품 전체를 여러 측면에서 정비할 기회로 작품 보존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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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대전엑스포때 백남준 작품 전시
엑스포 끝난뒤 망가진 채 방치 등 수난겪어
시립미술관 전시실 옮겨 석달간 원형복원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재생조형관에 전시된 ‘프랙탈 거북선’의 모습.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1993년 대전엑스포 때 전시됐던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아트 작품 ‘프랙탈(fractal) 거북선’이 29년 만에 원형 복원된다.

대전시립미술관은 7일 미술관 2층 로비에 전시된 백 작가의 작품 ‘프랙탈 거북선’의 해체·이전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원형을 복원한 뒤 다시 전시하기 위한 사전 절차가 시작된 것이다.

이 작품은 1993년 대전엑스포를 기념해 엑스포 전시관 중 하나인 재생조형관에 설치했던 작품이다. 309대 모니터로 만들어진 초대형 비디오아트로,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작가의 선구안과 지구환경에 대한 철학 등이 총망라된 백남준 비디오아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아왔다.

대전엑스포가 끝난 뒤 ‘프랙탈 거북선’은 수난을 겪었다. 재생조형관 지하에 7년 동안 방치돼 빗물에 젖고 망가졌다. 1999년 그런 상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나서야 대전시는 복원 작업에 들어갔다. 되살려낸 작품은 2001년 대전시립미술관 2층 로비로 옮겨졌다. 그러나 설치 공간이 좁아 작품의 양쪽 날개와 한산도 부분의 일부가 축소·변형돼 전시됐다. 2019년부터는 아날로그식 모니터의 수명 문제로 영상이 보이는 전시 시간을 하루 2시간으로 제한했다 .

2001년 대전시립미술관으로 옮겨져 축소·변형된 채 전시된 ‘프랙탈 거북선’의 모습.

이날 해체 작업을 시작으로 미술관 로비에 있던 백 작가의 작품은 대전시립미술관 앞쪽 지하에 조성된 ‘열린 수장고’의 전용 전시실로 옮겨진다. 그 과정에서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나머지 부분까지 더해 작품의 원형을 3개월에 걸쳐 복원하게 된다. 작품의 전체 형태를 복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영상을 변환하는 전기설비의 재설치, 모니터의 보존처리 등 작업도 함께 이뤄진다. 이를 위해 1993년 당시 이 작품 설치에 참여했던 기술자인 이정성 아트마스터 대표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원형 복원된 ‘프랙탈 거북선’은 열린 수장고가 개관하는 오는 10월부터 전시된다.

대전시립미술관의 김환주 학예연구사는 “백남준 작품 중에도 이 정도의 대규모 작품은 드물고, 특히 이 작품은 모니터를 쌓아 올린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가구 등 오브제를 활용해 거북선 모양을 정확히 표현해 그 가치가 매우 크다”며 “이번 원형 복원 작업은 작품 전체를 여러 측면에서 정비할 기회로 작품 보존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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