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정원 고발, 명백한 정치 행위..당 차원 대응"(종합)

"망나니 칼자루 같은 역할로 국정원이 전락하는 것 아닌지"
김민석 "국정조사 추진해 명명백백 밝혀야"..박지원 "바보 국정원장도 아니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7.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강수련 기자 =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등 사건 관련 첩보 보고서를 무단 삭제한 혐의로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서겠다며 각을 세웠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의 정치 관여 행위를 오랫동안 근절해 왔었다.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고발이라는 방식을 택했지만 결국 이것은 명백한 정치적 행위"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대응하도록 하겠다.

이어 '당 정치보복수사대책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계획"이라고 답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의 전직 원장 고발을 '무리한 고발'로 규정, "국민과 국가가 아닌 살아있는 권력에 충성하는, 사람에 충성하는 어두운 국정원 역사로 돌아가는 것 같아 참담하다"며 "민간인 사찰까지도 서슴지 않던 더럽혀진 이름의 역사, 마치 망나니의 칼자루 같은 역할로 국정원 전락하는 것 아닌가 심각한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민간인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여하면서 비선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그런 부분들을 덮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생긴다"며 "(해당 사건을) 정쟁으로 몰고 가서 전임 정부를 흠집 내겠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차기 당권 주자들은 전직 원장에 대한 국정원의 고발 조치가 이뤄지자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 전직 국정원장을 당사자 조사도 없이 졸속 고발한 것은 경제위기 대처 무능, 인사 실패, 대통령 부인 관련 공사 구분 실패를 덮기 위한 졸렬한 전 정권 사정이자 모든 국정을 검찰로 가져가기 위한 반민주적 검찰국정"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즉각 국정조사를 추진해 사실을 신속하고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전날(6일) 지난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그리고 2019년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박지원·서훈 전 원장을 고발했다.

이에 박 전 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모든 첩보, SI(Special Intelligence, 특수정보 첩보) 문서는 국정원이 생산하지 않는다. 공유할 뿐"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첩보를) 문건으로 본 적도 없고, 제가 보았다고 하더라도 (삭제를) 지시할 바보 국정원장 박지원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