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어 원숭이두창도..백신 불신론 고개
기사내용 요약
'두창 백신 접종하면 타인에게 전파'…시민단체 반발
"감염돼도 증상 경미…질병청 가이드라인 따라 접종"
일반 국민 대상 광범위한 접종 실시될 가능성도 낮아
3세대 백신으로 밀접접촉자 등 제한적으로 사용할 듯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원숭이두창 국내 유입으로 의료진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온라인 등에서는 백신의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의심하는 불신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백신 반대론자들은 정부가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해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확대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또 현재 원숭이두창 예방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두창 백신을 접종할 경우 두창에 걸려 다른 사람에게도 전염을 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있고 원숭이두창 예방 목적으로 일반 국민에게 광범위한 백신 접종을 실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학인연)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 대상 두창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백신 접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인연은 "코로나19 백신은 임상이 다 끝나지 않는 채 전 국민 백신 접종을 했고, 그 결과 사망과 중증 부작용이 총 1만8627명에 이른다"며 "원숭이 두창에 천연두(두창) 백신을 접종을 하는 것은 임상실험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작년 고3학생들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자 확진자수가 급증했다. 원숭이 두창도 확산되면 의료진에 백신 접종한 국립중앙의료원이 확산 주범"이라며 "의료진에 대한 백신 접종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의료진이 두창 백신을 접종할 경우 환자들에게 전파할 위험이 크다며 국립중앙의료원을 고발하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두창 백신을 접종하면 숙주가 돼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 '정부와 백신 제조사가 결탁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접종하려고 한다' 등의 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국내 의료진의 원숭이두창 감염 예방 목적으로 사용되는 백신은 2세대 두창 백신이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두창과 같은 올소폭스바이러스속(Orthopoxvirus Genus)에 속해 있어 두창 백신으로도 85% 정도의 예방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창 백신이 바이러스를 배양해 만든 '생백신'인 만큼 접종 후 감염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두창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두창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두창 백신은 두창 바이러스가 아닌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백시니아 바이러스는 두창이나 원숭이두창보다는 감염됐을 때 증상이 경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두창 백신은 접종 부위에 거즈 등을 덧대서 드레싱을 하고 전염을 예방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백신 접종은 질병관리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했다"며 백신 접종 과정에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이론상으로는 백시니아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복제를 한 뒤에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는 있다. (백신 접종 후) 물집이 생겼을 때 거기 접촉하면 감염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그렇게 걸렸을 때는 아주 경미한 증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접종 부위를 덮은 상태에서는)감염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2세대 두창 백신이 접종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정부는 현재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를 5000명분 도입할 계획이다. 진네오스는 세포생물학적 방법을 적용해 백시니아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복제하지 않도록 만든 백신이다. 이에 따라 부작용 위험이 1·2세대 백신에 비해 적고 접종 범위도 넒다. 의료진이 아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3세대 백신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지 않아 광범위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대신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해 감염과 확산을 막는 '포위접종' 방식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질병의 전파 방식이 코로나와 다르고, 전파력도 그렇게 강하지 않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예방 접종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밀접접촉자를 중심으로 포위 접종의 방식으로 접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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