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0명중 3명 "태움 당해봤다"..번아웃 심각 수준
기사내용 요약
간호사 30.1% 폭언 등 직장내 괴롭힘 경험
봉직의 이직 잦아…"업무량 많고 보수 적어"
의사 근무시간 코로나 전보다 4.2시간 늘어
개국약사 10.7% "경영 어려워 이직 고려 중"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간호사들이 느끼는 정신적·신체적 소진(번아웃)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법 제정을 앞두고 간호사의 업무 범위가 모호하거나 적절하지 않다는 부정적 응답도 62.5%였다.
간호사 약 30%는 폭언이나 업무 몰아주기,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 즉 '태움'을 경험,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8일부터 약 2개월간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를 통해 보건의료인력 20개 직종 총 3만3572명을 대상으로 업무량과 직무상 어려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의 유효 표본은 3만3139명으로, 직종별 참여율은 차이를 보였다. 전체 응답자 중 간호조무사가 6395명(19%), 물리치료사는 4997명(14.9%), 간호사가 3955명(11.8%) 참여했으며, 의사는 145명(0.4%), 치과의사 1617명(4.8%), 한의사 1535명(4.6%)에 그쳤다.
간호법 제정 앞두고 "업무범위 부적절" 62.5%
간호사의 경우 유효 응답자 3768명 중 병의원이나 보건소 등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2235명(59.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요양기관 근무자는 1152명(30.6%), 비활동자는 331명(10.1%)이었다.
간호사의 최근 3개월간 주간 평균 근무시간은 37시간으로, 보건소·보건기관이 54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야간 근무는 월 평균 3.04회였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보건소·보건기관 소속 간호사의 야간근무가 5.5회로 가장 많았다.
병·의원 등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들은 일주일간 하루 평균 96.6명의 외래환자를, 22.6명의 입원환자를 간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급별로 수간호사는 하루 270.4명의 외래환자를, 일반 간호사는 하루 71.6명의 입원환자를 담당했다. 외래·입원환자를 합치면 종합병원 간호사가 맡은 환자가 152.1명으로 가장 많고 상급종합병원은 125.9명, 병원 124.5명 순으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간호사들이 겪는 직무상 어려움 중에서는 번아웃 현상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가 꼽은 어려움은 '정신적 소진'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신체적 소진', '과중한 업무량', '역할 모호', '열악한 근무환경' 순이었다.
이직 경험이 있는 간호사는 52.8%로 절반 이상이며, 평균 이직횟수는 1.47회로 나타났다. 의원급이 97%로 가장 높았다. 주된 이직 사유는 '낮은 보수수준'이 41.4%, '과중한 업무량'이 40.8%였다.
간호사 처우 개선과 업무 범위 등을 담은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을 앞둔 상황에서 간호법 취지와 관련한 질문도 포함됐다.
응답한 간호사 62.5%는 현행법상 간호사의 업무범위가 적절하지 않다는 부정적 응답을 내놨다. '현재 법적 업무 범위가 모호하다'는 응답이 29.6%로 가장 많았고, '현행 법률이 변하는 시대와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23.1%로 나타났다. '실제 업무가 법률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응답이 20.7%, '업무수행 권한이 타 직종과 교착된다'는 응답이 18.2%였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간호사는 30.15, 즉 3명 중 1명꼴로 '태움' 등 직장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괴롭힘 유형을 복수로 물은 결과 '폭언'이 77.8%로 가장 많았으며 '업무 몰아주기'는 36%, '따돌림'은 34.5%였다.
"일 많고 보수 적어" 봉직의 73.5% 이직 경험
이번 온라인 조사에 참여한 의사 응답자는 145명으로 참여율이 저조했다. 응답자들이 밝힌 주간 평균 근무시간은 50.1시간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45.9시간보다 4.2시간 늘었다.
개원의는 직무상 어려움으로 '구인난'과 '과중한 업무량'을, 봉직의는 '과중한 업무량' 다음으로 '결혼·양육 부담 및 정신적 소진'을 꼽았다.
직역별로 봉직의의 이직경험률이 73.5%로 가장 높았으며, 평균 이직 횟수는 1.92회로 나타났다. 이직 이유에 대해서는 15.2%가 '낮은 보수 수준'과 '과중한 업무량'이라고 답했다.
치과의사의 주간 평균 진료시간은 약 42.6시간으로, 개원의(43.9시간)가 봉직의(38.4시간)보다 5.5시간 더 오래 진료했다. 치과의원은 43시간, 종합병원 40.7시간, 치과병원 40.1시간, 상급종합병원은 30.6시간이었다.
일주일간 진료 외래환자 수는 평균 101.9명으로, 의원급이 105.2명으로 가장 많고 상급종합병원이 68.6명으로 가장 적었다.
치과의사들은 대체로 '전문성 및 기술 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꼽았다. 이직경험이 있는 치과의사는 봉직의가 66.1%, 개원의는 34.3%였다. 평균 이직횟수는 개원의 2.47회, 봉직의 2.3회다. 봉직의 28.5%는 "1년 이내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낮은 보수수준' 다음으로 '장래성과 비전 결여'를 꼽았다.
한의사 응답자 1527명의 1주간 평균 진료시간은 46.5시간이다. 개원의(49.7시간)이 봉직의(42.1시간)보다 7.6시간 많이 진료했다. 한의원이 47.6시간으로 가장 높고 한방병원 42.4시간, 요양병원 42.1시간, 종합병원 40.5시간, 상급종합병원 35.5시간이다.
1주간 진료 외래환자 수는 평균 127.4명이다. 직무상 어려움으로는 '전문성 및 기술 부족' 항목을 꼽았다.
한의사 50.8%는 이직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봉직의(68.2%)가 개원의(49%)보다 높았다. 한의사 봉직의 36.2%는 "1년 이내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낮은 보수수준'과 '장래성과 비전 결여'를 꼽았다.
약사 응답자 1366명의 1주간 평균 근무시간은 50.4시간이다. 개국 약사가 58.1시간, 약국 근무약사 42.5시간, 의료기관 근무약사 41.6시간 순으로 나타났다.
약사들은 근무 현장에 따라 직무상 느끼는 어려움에 차이를 보였다. 개국 약사는 '전문성 및 기술 부족'과 '전문직으로서의 자부심 결여'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반면 약국 근무 약사는 '환자 및 보호자와의 갈등'과 '육체적 소진'이 크다고 답했으며, 병원근무 약사는 '육체적 소진' 다음으로 '과중한 업무량'이라고 응답했다.
개국약사 50.3%와 약국 근무 약사 68%는 이직 경험이 있으며, 평균 이직 횟수는 각각 3.59회, 3.21회였다. 약국 근무 약사 24.1%는 1년 이내 이직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개국 약사도 10.7%가 이직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로 27.1%가 '경영상 어려움'을 꼽았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8월 초까지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복지부 홈페이지, 보건의료인력지원전문기관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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