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기능 마비..의료계 현안 한달 넘게 '공회전'

백영미 2022. 7. 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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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야 갈등 심화로 국회 원 구성이 지체되면서 '간호법', '중범죄자 의사면허취소법', '조력 존엄사법(의사조력자살)' 등 의료계 현안 논의가 한 달 넘게 중단된 상태다.

의사면허취소법을 둘러싼 갈등은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국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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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여야 첨예한 입장차…국회 원 구성 한달 넘게 차질
간호법·의사면허취소법·조력존엄사법 논의 '올스톱'
입법 공백 장기화되면 사회적 갈등·혼란 증폭 우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21대 후반기 국회 원구성을 두고 여야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공백 상태가 4주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모습. (공동취재사진) 2022.06.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최근 여야 갈등 심화로 국회 원 구성이 지체되면서 '간호법', '중범죄자 의사면허취소법', '조력 존엄사법(의사조력자살)' 등 의료계 현안 논의가 한 달 넘게 중단된 상태다. 입법 공백이 장기화되면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야가 지난 4일 하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에 합의하면서 국회가 36일 만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여야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의료계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중단돼 국회의 입법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간호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한 달 넘게 계류 중이다. 간호사 업무범위·처우개선 등을 담은 간호법은 지난 5월 국회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이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법사위 전체회의 심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고, 하반기 국회가 열리면 재논의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국회가 한 달 이상 개점휴업 상태로 들어가면서 논의가 멈춰선 상태다. 그 사이 "간호법은 환자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을 위한 법"이라며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한간호협회(간협)와 "간호법은 간호사만을 위한 법"이라며 맞서는 대한의사협회(의협) 간 갈등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복지위를 통과한 '중범죄 의사면허취소법'도 법사위에 발이 묶여 있다. 의사면허취소법은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다른 전문직처럼 의사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으면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이다. 현행 의료법에는 성범죄,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취소할 법적 근거가 없다. 의사 면허 취소 사유가 정신질환자, 마약중독자, 면허 대여, 허위 진단서 작성·진료비 부당 청구 등으로 한정 돼 있다.

시민단체들은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에 대한 특혜"라면서 의사면허취소법을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의협은 "의료시스템을 붕괴 위기로 내몰 수 있는 악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의사면허취소법을 둘러싼 갈등은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국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실제 의사면허취소법을 둘러싼 찬반 논쟁은 코로나19, 간호법 등 이슈에 밀려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지난 5월 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간호법과 함께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의협은 거리로 나서면서까지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15일 발의된 조력존엄사법 입법 논의도 멈춰선 상태다. 조력존엄사법은 말기 환자가 원하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환자 등 조력존엄사법을 찬성하는 측은 "극심한 고통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말기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종교계 등 반대하는 측은 "조력존엄사법은 죽음을 합법화하는 법으로, 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강요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국회가 입법에 손을 놓았고 복지부 장관 공백도 두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원 구성이 늦어지면 법안심사도 미뤄질 수밖에 없고 결국 입법 공백 장기화로 이어져 사회적 갈등과 혼란만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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