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여론조사 배제..이재명 러닝메이트 성패 안갯속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룰을 확정지으면서 친명(친 이재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친명계는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맞춰 러닝메이트 격 최고위원으로 출마할 계획이었으나 예비경선에서 여론조사가 빠지게 되면서 당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전대 룰이 조정된 것을 두고 "결국 친명 패권이 입증됐다"며 "비상대책위원회가 저렇게 결정한 게 극성 당원들, 강경파 의원들이 집단행동하고 하루만에 당무위원회에서 결정이 뒤집혔다.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에 나서서 소통관에서 말씀하시는 분들 면면을 한번 보라"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지선패배로 이끈 분들이 나서서 그렇게 했다. 처음에는 30몇 명이었는데 60몇 명까지 된 거 참 민망하다. 다음 공천을 의식한 분들도 상당히 가담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했다.
이처럼 전대 룰 설정 단계부터 세를 과시한 친명계는 이 의원 출마에 맞춰 최고위원으로 출마해 러닝메이트 역할을 할 생각이다. 당대표 지명 최고위원 2명과 함께 최고위에서 이 의원 결정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전날(6일) 당무위가 전대 룰을 확정하자 곧바로 강성 개혁파인 정청래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정권을 탈환해야 한다. 강한 민주당이 필요하다. 강한 리더쉽이 필요하다"며 "그 적임자는 이 의원이라고 생각한다.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촉구한다. 이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하면 저는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당과 당원이 원하면 어떤 자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장경태 의원 또한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정당혁신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장 의원은 전대 룰 설정 단계에서 당원들의 주장을 전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은 최근 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이 의원과 함께 개혁과제를 수행할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자타공인 강성 개혁파 정 의원은 이날도 개딸들로부터 받은 화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친분을 과시했다. 장 의원은 지역구 영화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영화화한 '그대가 조국' 특별상영회를 계획 중이다.
한편 친명계지만 인지도 문제로 최고위원 출마를 망설이는 이들도 있다. 전대 룰이 최고위원 예비경선을 중앙위원 100% 컷오프로 정해졌기 때문에 당내 인지도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의원과는 가까워 대선을 거치며 대중에겐 익숙해졌지만 당내에선 아직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이들이다.
이재명 대선후보 선거캠프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박찬대 의원도 러닝메이트 최고위원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이기도 한 박 의원은 당내 인지도 문제로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선후보 수행실장을 했던 김남국 의원도 최근 불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소속 한 초선 의원은 "이 의원의 당내 세력이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다"라며 "이 의원으로서는 당권을 완벽하게 쥐고 행사하려면 최고위원에 러닝메이트들이 들어와서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위원의 경우 컷오프당하지 않는 게 가장 힘들다"며 "당대표 선거야 토론회도 하고 정견발표도 하고 여러 이벤트가 준비돼 있지만 최고위원의 경우 인지도가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여론조사가 반영되지 않는 이상 당내 이미지가 좋지 않거나 존재감이 옅은 인물은 컷오프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친명계가 러닝메이트를 통해 이 의원의 당권을 강화시킬 계획을 드러내자 당내에서는 당대표 권한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준위는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당대표가 임명하도록 한 기존 규정을 최고위원들의 심의·의결로 하도록 개정하는 논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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