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010 번호였는데..휴대전화 1,800대로 금융사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또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깔아달라고 부탁했는데, 일반 휴대전화 번호가 떡하니 찍힌 걸 보고는 의심조차 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해외에 거점을 둔 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이 휴대전화를 관리하는 중계소를 한국에 만들어 한 달마다 번호를 갈아치우는 방식입니다.
기존 전화금융사기 방식은 해외에서 무작위로 만든 인터넷 전화번호를 한국에 있는 발신번호 변환 중계소로 보내 일반 휴대전화 번호로 바꾸는 식이었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빠, 나 휴대전화 화면이 깨졌어 ㅠㅠ"
"보험 신청해야 하는데 신분증 좀 주면 안 돼?"
또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깔아달라고 부탁했는데, 일반 휴대전화 번호가 떡하니 찍힌 걸 보고는 의심조차 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하지만 자녀는 더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네, 바로 전화 금융사기입니다.
이 남성은 휴대전화를 해킹당했고, 전자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5억 7천만 원 상당이 해외로 빠져나갔습니다.
일반 번호를 보고 그대로 믿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한 60대 여성은 은행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저금리 상환용 대출을 해주겠다며 대신 '기존 대출이 있는데 상환용 대출을 하는 건 금융법 위반'이라며 현금으로 상환할 것을 추천했는데요.
바깥에서 현금을 전달하면 된다며 여성을 꾀어냈습니다.
이 여성이 빼앗긴 돈은 모두 7천3백여만 원. 역시 전화 금융사기입니다.
■ '010 번호'에 의심 없이 받았는데…'중계소'까지 설치한 전화 금융사기 범죄
앞선 두 사건의 공통점은 걸려온 전화가 모두 정상적으로 시중에서 사용 중인 번호였다는 점입니다.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는 대체로 의심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 건데요.
해외에 거점을 둔 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이 휴대전화를 관리하는 중계소를 한국에 만들어 한 달마다 번호를 갈아치우는 방식입니다.
기존 전화금융사기 방식은 해외에서 무작위로 만든 인터넷 전화번호를 한국에 있는 발신번호 변환 중계소로 보내 일반 휴대전화 번호로 바꾸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법이 많이 달랐는데요.
먼저 다른 사람의 명의를 무단으로 도용한 유심칩으로 한국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이 휴대전화를 해외에 있는 다른 기기와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휴대전화 안에 있는 기본 설정만으로 손쉽게 가능한데요. 따로 중계기기도 필요하지 않고, 충전만 계속하면 해외에서 무차별적으로 전화 금융사기 범죄를 벌일 수 있는 겁니다.
조직원들은 한 대에 매주 5만 원씩 관리비 명목으로 수당을 받았는데, 한 조직원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전화기 수백 대를 모텔이나 원룸에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일부는 도주가 쉽게 차량이나 가방에 이동형으로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 야산이나 건물, 외벽에까지 휴대전화 설치
범행 방식도 다양했습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검찰·금융기관 사칭, 또는 자녀라며 연락을 해오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렇게 속은 피해자만 모두 73명, 금액만 32억에 이릅니다.
심지어 단속을 피하려고 야산이나 건물, 외벽 등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곳에 휴대전화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경찰에 잡힌 전화금융 사기범은 모두 50명, 이 가운데 37명이 구속됐습니다.
압수한 휴대전화만 천8백여 대에 이르고, 유심은 4천 개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웃지 못할 사건도 벌어졌는데요.
전화금융사기 범죄에 가담해 80여 개의 휴대전화를 관리하던 50대 남성이, 자신의 중학생 아들과 함께 범행을 벌이다 아들만 검거된 겁니다.
경찰은 현재 도주한 아버지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 연루 우려…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주의'
경찰은 최근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들이 조직원을 모집하기 위해 인터넷 모니터링 부업이나 재택 아르바이트 등을 알선한다며 접근해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중계기를 설치하기 위해 휴대전화 관리 업무, 공유기 설치 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모집한다며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건물이나 야산에 중계 휴대전화를 설치하라고 하는 건데요.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연루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가까운 지인, 가족의 번호라도 한 번 더 의심해보고, 010으로 시작하는 일반번호라도 현금을 주거나 개인정보를 전달하는 일은 조심해야 합니다.
경찰은 또 중계기와 비슷해 보이는 의심 물건이 발견되면 곧장 경찰에 신고해 추가 피해를 막도록 협조해줄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김아르내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제주 어선 화재 2명 실종·3명 중상…제주도지사 ‘선박 전수 조사’ 발령
- 아내·어린 딸까지 태우고…차량 보험사기 일당 검거
- “돈 풀기는 끝”…재정준칙 세워 ‘긴축재정’ 들어간다
- [영상] 무인 인형뽑기방에 ‘대변’ 보고 도망간 사람 찾습니다
- [영상] 중국, 폭염에 옥수수가 팝콘됐다!?…61년 만에 최고 기록
- 코로나 또 걸려도 괜찮을까? “사망·질병 위험 높인다”
- 비회원제 골프장 분류가 가져올 효과는?…“그린피 더 오를 것”
- ‘2명 사망’ 유흥주점, 마약 다량 발견…유통 경로 추적
- ‘가출팸’의 덫…‘피해자’였지만 ‘피의자’ 돼
- ‘1천만 관객’ 범죄도시2, 베트남서 상영 금지…“너무 폭력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