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논란 휩싸인 캘리포니아 주지사.."민주당 '전사'가 왜 공화당 지역인 몬태나에?"

김유진 기자 2022. 7. 7. 14: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화당과 연일 대립각을 세워온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여름휴가 행선지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은 뉴섬 주지사가 젠더 차별이 심각해 캘리포니아 주 예산을 써서 방문하지 못하도록 규정해 놓은 몬태나로 휴가를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도마에 올랐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AP연합뉴스

매체들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는 지난주 일정을 공지하지 않고 부인의 가족이 사는 몬태나를 방문했다. 뉴섬은 딸의 이름을 몬태나로 지을 정도로 몬태나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문제는 몬태나가 캘리포니아 주 예산을 써서 방문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해놓은 22개 주 가운데 하나라는 점이다. 성적지향이나 젠더 등에 따른 차별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몬태나는 대표적인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강세지역)이기도 하다. 트렌스젠더 학생들의 학교 스포츠팀 활동을 제한하는 등 차별적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연방대법원의 임신중단권 폐기 판결 이후 몬태나도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에 제약을 가했고, 캘리포니아 주 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비판한 바 있다.

이에 ‘공화당 때리기’에 앞장서 온 뉴섬 주지사의 행보가 정치적으로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만약 경호원 등이 휴가에 동행했다면 법률 위반 소지도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과거 개인 휴가 일정을 사전에 상세하게 공개했던 뉴섬 주지사가 이번에는 ‘조용히’ 몬태나를 찾은 것도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주지사의 휴가 논란을 첫 보도한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 ‘캘 매터스’는 뉴섬 주지사가 몬태나주 방문을 비밀에 부친 것에 대해 “민주당의 선봉으로 ‘포지셔닝’한 뉴섬 주지사가 레드 스테이트에서 시간을 보낼 때 동반되는 위험을 인식한 것이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도 “뉴섬 주지사가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지역) 전사가 되는 일의 위험을 배워가고 있다”고 논평했다.

주지사 측은 “주지사 가족의 여행 경비는 주 정부가 부담하지 않는다”며 “여행 금지 조치도 휴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 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한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해명이다. 다만 경호원의 주지사 동행 여부는 보안 우려로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2019년부터 주지사를 맡고 있는 뉴섬 주지사는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 등 강력한 기후 대응을 주장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공화당 집권 주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명성을 얻었고 전국구 정치인의 입지도 다졌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주민소환 투표에 회부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