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의 방은 어땠을까..'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
[EBS 뉴스12]
거장의 작업실, 스타의 방을 화폭에 담는 작가가 있습니다.
그림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요?
오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기의 아이콘이면서 어떤 시대적인 로망이었잖아요."
"나 같으면 행복했을 텐데 왜 불행했을까?"
이런 호기심에서 그리게 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녀들의 방.
"헵번이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긍정적이면서도 밝고 우아하고 타인을 위해서 내가 희생할 수 있는 어떤 그런 것들을 이 화면에서 보여주고 싶었고요."
"마를린 먼로는 집에 가서 서가를 보니까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 이런 책이 막 꽂혀 있는데 너덜너덜한 거예요. 굉장한 독서광이었죠."
고흐, 피카소 등 서양 미술 거장들의 작업실이나 서재를 캔버스에 재현해왔던 남경민 작가.
사적인 공간은 한 인물을 가장 잘 비춰주는 거울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남경민 / 화가
"작업실을 문을 열고 어느 날 딱 들어왔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제 작업실 전체가 저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풍경으로 확 와닿는 거예요. 아, 그러면 피카소의 작업실은 어땠을까?"
화폭을 수놓은 나비 떼.
"저의 자의식을 보여주는 굉장히 중요한 코드인데 누에고치에서 나비가 되는 그 과정, 그게 어쩌면 아, 나비의 삶하고 닮아있구나…."
숨은 그림처럼 곳곳에 배치된 투명한 병과 잘려진 날개, 해골과 모래시계, 양초와 책.
"투명 병은 예술가를 보여주는 거예요. 깨지기 쉽고 상처받기 쉽고…."
"날개는 우리 모두의 꿈…."
"모래시계는 영원하지 않고 소멸되고 사라지는 것들…."
"해골은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중요하다."
이 같은 상징을 통해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지금 이순간의 사랑, 행복, 평화 등 삶의 소중한 가치입니다.
인터뷰: 남경민 / 화가
"우리가 혼자만의 자기의 사적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자기의 내적인 것을 얼마나 끌어올려서 삶에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 그것을 제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EBS 뉴스 오승재입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