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희, 이준석과 '비대위 동기'에서 징계 칼 쥔 윤리위원장으로
윤리위 결정 앞두고 2011년부터 이어진 인연 주목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7일 이준석 대표의 성비위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양희 윤리위원장과 이 대표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은 2011년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에 비대위원으로 함께 발탁돼 활동했다. 당시 인연이 이 대표가 이 위원장에게 윤리위원장을 맡긴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이 위원장이 과거 ‘비대위 동기’이자 자신을 위원장에 앉힌 이 대표의 정치 운명을 가를 칼을 쥔 상황이 됐다.
이 위원장과 이 대표는 2011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박근혜 비대위’에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권위주의 시절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40대 기수론을 이끈 고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의 딸로 주목받았다. 여권 관계자들은 두 사람이 비대위 활동 당시 서로에 대한 호감이 많았다고 전한다. 이 위원장은 비대위 활동 후 아동인권 전문가라는 본업으로 돌아가 성균관대 아동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을 역임했다.
이 위원장은 2020년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당무감사위원장에 임명하며 약 8년 만에 당직에 복귀했다. 당대표에 오른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이 위원장을 윤리위원장에 임명했다. 당내에선 두 사람의 인연과 김 전 위원장의 추천이 이 위원장 인선에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김종혁 당 혁신위 대변인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둘이) 2011년에 같이 비대위를 했잖나. 그때 이 대표도 ‘이 양반(이양희)이 상당히 강직하구나’ 생각이 들어서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위원장 임명 당시 “(이 위원장이) 지금까지 당내에서 제기된 여러 사안을 순차적으로 처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윤리위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4월 이 대표의 성비위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제소가 이뤄지자 이 대표를 윤리위에 회부하고 징계 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이 위원장이 친윤석열계와의 공감 하에 이 대표 징계 절차를 진행한다는 설도 있지만, 이 위원장의 강직한 성품을 들어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반박도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 위원장은) 대통령실이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윤리위에 영향을 끼치려고 했다면 당장 기자회견이라도 해서 공개할 사람”이라며 “대(大) 정치인 이철승의 딸이라는 데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개인적 인연에 개의치 않는 이 위원장의 성품이 집권여당 대표에 대한 내부 징계 심사라는 초유의 일을 불렀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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