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아이스크림에 담은 인생들
푸른 바다 속에서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이스크림 안에 들어가 있다. 한 입만 누군가 먹은 자국도 보인다. 하지만 아이스바는 에폭시레진이라는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한 작품, 작품들을 제작한 이여름 작가는 인생의 기쁘고 슬픈 여러 모습들을 이렇게 아이스크림 안에 담았다.
지난 1일 부터 서울 마포구 홍익대정문 앞에 있는 비트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여름의 ‘아이스크림 속 인생’ 전시회는 무더운 여름에 자주 먹는 아이스크림이나 젤리, 과자 안에 삶의 모습들을 수백점으로 담아 보여준다.
아이스크림 안 삶의 순간들은 투명하지만 저마다 다른 색감으로 추억과 연결된다. 무릎을 꿇고 프로포즈를 하던 연인들은 분홍색에 담긴다. 백년해로를 하는 노부부도 쌍쌍바 안에서 화동들과 함께 핑크빛 축복을 받는다.
아이들의 그네를 밀어주는 엄마의 머리 위엔 빨간 노을이 지고, 축구를 하거나 골프를 하러 나간 바탕에는 초록빛이 은은히 펼쳐진다.
하지만 살다보면 기쁘고 아름다운 기억들만 있을 수 없다. 전시장 한쪽 벽에는 곰모양의 하리보 젤리들 속엔 알약들이 들어있다. 실제 두통이자 심장병, 구토방지 등에 먹는 약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경험한 약이 달콤하게 생긴 곰젤리 모양에 들어있다.
2011년부터 달고나, 막대사탕 등에 나사나 압정, 면도날, 알약 등을 담았다가 점점 작품이 변형되고 대중들에게 친근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아이스크림 안에 구체화된 미각적이고 시각적인 방식으로 오브제를 일관되게 발전시켜 왔다.
이 작가는 작품들을 보면서 “지치고 힘든 시간이라도 달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베어 먹는 경험처럼 치유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진=비트리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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