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무인매장 절도..'일요일 아침' 노리는 이유?

이재덕 기자 2022. 7. 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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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이 매장 내 키오스크를 이용해 물건값을 치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해 초 경남의 한 도시에서 17살 남학생 2명이 인적이 드문 아침 시간을 이용해 스티커 사진 무인매장에 들어와 현금을 훔쳤다. 스티커 사진기 아래 쪽에 부착된 현금 보관함 자물쇠를 절단기로 잘라 돈을 챙기던 중, 사진기 보안 센서 신호를 받고 출동한 보안업체 요원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

보안업체 에스원이 7일 고객처 사건 빅데이터 중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스티커 사진관·인형뽑기방·코인빨래방·무인편의점·무인PC방 등 무인매장에서 발생한 범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무인매장 절도 범죄가 2020년 대비 지난해 8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원은 “코로나 이후 ‘언택트’ 트렌드의 부상과 최저시급의 상승으로 무인매장이 증가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로 생활범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무인매장 절도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인매장 절도 범죄에서는 10대 절도범의 비율이 높았다. 전체 절도 범죄에서는 피의자 중 10대 비중이 18.6% 수준이지만, 무인매장 절도 범죄에서는 이 비율이 34.8%로 늘어났다. 요일별로 보면 일요일(30.4%)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에스원은 “10대들이 등교하지 않는 주말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또 통상 절도 범죄는 대부분 심야시간(0~6시)에 발생하는데, 무인매장은 심야시간 외에도 오전시간(6~12시)의 범죄 발생률이 높았다. 절도 범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오전 시간대 범죄 발생 비율은 9.0%에 불과했으나, 무인매장 절도범죄는 오전 시간대에 39.1%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절도 범죄(하늘색)는 대부분 심야시간(0~6시)에 발생하는데, 무인 매장(주황색)은 심야시간 외에도 오전시간(6~12시)의 절도 범죄 발생률이 높았다. 에스원 제공.

에스원은 “일반 매장의 경우 오전 시간대 손님이 많기 때문에 절도범죄가 일어날 확률이 적지만 무인매장은 오전에 매장 이용이 뜸하기 때문에 손님을 가장해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무인매장 중에서도 절도범의 타깃이 되는 업종은 따로 있었다. 업종별 무인매장 절도 범죄 발생률을 보면 인형뽑기방(35%)이 가장 높았고, 스티커 사진관(22%), 코인빨래방(17%)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카드보다는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매장들이다. 반면 현금 사용이 적은 무인PC방(4%)과 무인편의점(4%)은 범죄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에스원 모델들이 무인매장 전용 보안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에스원 제공.

에스원은 “영상보안, 긴급출동, 현금보관함 감시, 정전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인매장 전용 보안상품 등의 솔루션을 지속해서 출시해 무인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이 안심하고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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