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모바일·가전 떠받친 반도체..삼성전자, 악재 속 2분기 선방
"악재 속 선방"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두고 나온 업계 평가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수요 악화에 매출이 1분기보다 소폭 줄었으나 2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77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4조원대를 지켜냈다.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으로 전방산업인 모바일과 가전 부문의 영업이익이 다소 꺾였지만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실적을 떠받쳤다는 분석이다. 환율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중국의 봉쇄, IT(정보기술)제품과 스마트폰 수요 하락 등으로 반도체 업황도 꺾일 것이란 예측이 컸지만, 데이터센터 중심의 투자는 이어지면서 서버용 수요는 견조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핵심 사업 축인 모바일과 가전 부문은 소비 위축에 따른 직격탄을 받았다. 실질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인 스마트폰과 가전 교환 주기를 늘리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에 생필품, 식량, 에너지가격 등이 가리지 않고 모두 올랐으니 시급한 소비가 아닌 가전과 스마트폰 등은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960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줄었다. 월 판매량이 1억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최근 10년만에 두번째다.
삼성전자도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1분기보다 1000만대 이상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은 모바일 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을 2조5000억원 가량으로 추산했는데, 직전분기의 3조82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줄어든 규모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비중이 큰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영업이익이 8000억원에서 1조 가량으로 직전 분기의 1조900억원에 비해 다소 쪼그라들었다.
2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260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선 12%, 전 분기보다는 5% 올랐다. 업계는 환율 상승으로 삼성전자가 2분기에 800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봤을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실적 선방에도 하반기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경기 침체가 급격히 진행된 시점이 5~6월쯤인만큼 2분기(4월~6월) 전체 실적엔 일부만 영향을 줬지만, 3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떠받치던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을 점치는 전망도 계속해서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 대비 10%이상 하락할 것이라 내다봤다. 부품산업인 반도체는 전방산업인 세트에 비해 경기 영향을 다소 늦게 받는 경향이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테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후퇴)이 2분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만큼 2분기 실적엔 경기 상황이 완전히 반영되진 않았다"며 "3분기엔 D램 가격 하락 가능성도 커지는만큼 하반기 실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반기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4와 플립4를 출시하는 데다가 전자업계가 전통적으로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연간 기준으론 선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매출은 77조원,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1%, 0.85%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20.94%, 11.37% 늘었다. 또 2분기 기준 매출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18년과 2017년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1분기와 2분기를 합친 상반기로 비교하면 매출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18년에 이은 두 번째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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