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법적 다툼 앞둔 연대 청소노동자..처벌 가능성은?
■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류하경 / 민변 노동위원회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 이번에도 불거졌습니다.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집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부 재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청소노동자들은 학교가 아닌 학생들과 법적 다툼을 하게 됐습니다.
현재 상황 진단해보겠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소속, 류하경 변호사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앵커]
일단 이번 사건 개요를 간단히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 200여 명이 지금 집회를 열고 있잖아요. 요구하는 것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류하경]
들으시면 놀라실 텐데 너무 별 게 아니어서 그렇거든요. 우선은 시급을 440원 올려달라, 그리고 두 번째로는 샤워실을 설치해달라. 너무 더워서 땀이 많이 나는데 씻을 데가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세 번째로는 사람이 퇴사를 하면 새로 뽑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아주 오랫동안 안 뽑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가면 결국에는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한 명이서 모든 학교를 다 청소해야 되는 상황까지도 갈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이 세 가지밖에 안 돼요.
[앵커]
시급 440원.
[류하경]
네, 올해 최저임금 460원 올랐잖아요. 그런데 440원 올려달라고 요구를 했고 지방노동위원회라는 중재기관에서 400원은 올려라라고 국가기관에서 권고를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노동자들은 그래, 그것만이라도 받겠다 했는데 회사는 싫다는 겁니다.
[앵커]
400원도 안 된다?
[류하경]
안 된다는 겁니다. 학교가 안 된다는 겁니다.
[앵커]
이런 요구를 학교 측이 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니까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선 거고요. 한 100일째 집회가 진행되고 있는데 지난달 노동자들에게 소장이 날아든 겁니다. 보면 일부 재학생들이 민형사소송을 제기를 한 건데 어떤 내용인지도 설명을 해 주실까요.
[류하경]
일단은 안타깝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고요. 그리고 우리 노동자들과 졸업생들이 연대해서 학교에 요구하고 있는데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노동자들에게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한 학생들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일단 이 사건의 쟁점은 연세대학교의 방기에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 그 학생이 제기한 것은 형사적으로는 업무방해죄로 고발을 했고요. 그리고 집시법상 신고하지 않은 미신고 집회다, 이렇게 고발을 한 게 있고요. 민사적으로는 손해배상 청구를 630만 원 정도.
[앵커]
그 고발한 게 두 가지 혐의이지 않습니까? 업무방해 그리고 집시법 위반인데 집회 신고를 하지 않으면 다 위법인가요?
[류하경]
그렇지는 않고요. 신고를 하라고 의무를 지어놓은 이유는 우리 법이 집회를 제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고 평화적인 집회를 보장해주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본질은 집회를 하라는 거예요. 신고를 하는 이유는 치안 유지해 주는 경찰들에게 협조하는 거예요. 어디에서 집회가 열리는지 알아야 도로도 통제하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렇게 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대단히 무슨 불법 시위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절대 아니고요. 미신고 집회의 경우에도 평화적으로 진행이 되면 해산명령 대상도 아니고 위법하지 않다라는 판례들도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처벌이 안 되고 기소유예나 또는 형법 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다 이래서 무죄로 나오고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에도 실제 처벌될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될까요?
[류하경]
저는 대단히 낮다고 봅니다. 노동자들이 정당하게 법적으로 쟁의권을 얻어서 쟁의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대단히 평화적으로 집회를 했고 청소를 하시는 여사님들, 노동자들이 앰프 소리를 조금만 더 낮추면 아예 앰프가 꺼질 정도로 낮춰서 발언을 하고 그랬어요. 학생들을 대단히 신경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목적이나 수단 측면에서 처벌하기 대단히 어렵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짐작을 해보자면 사실 여사님들, 청소하시는 분들도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학생들이 민사소송도 제기하지 않았습니까? 배상 금액이 638만 6000원. 이게 어떻게 나오게 된 겁니까?
[류하경]
그러니까 한 학기 등록금을 한 학기 수업일수로 나눈 다음에, 그러면 하루 치 학비가 나오잖아요. 거기다가 곱하기 내가 방해받은 일수 이렇게 한 겁니다. 거기에다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은 병원비 그리고 무형적 손해라고 해서 의뢰에 들어가는 비용.
[앵커]
이렇게 민형사소송도 들어갔고 노동자 집회를 지지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어떻습니까?
[류하경]
이 소송을 제기한 학생이 3명, 그리고 자기 실명을 드러내면서 노동자들을 지지한다 하는 학생이 3000여 명됩니다. 침묵하면서 지지하는 학생들은 더 많다라고 봐야겠죠. 그러니까 학내 구성원들 절대다수, 주류의 목소리는 청소노동자들의 요구를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이쯤 되면 학교가 나설 법도 한데요. 어떻습니까?
[류하경]
그래야 되는데요. 법적으로 간접 고용입니다. 그러니까 중간에 하청업체, 용역업체가 끼어 있는 다단계 구조인 거죠. 왜 이렇게 하냐. 기업들이 다 이렇게 하잖아요. 인건비 줄이고 그다음에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 생겼을 때 쏙 도망가버리고 이거 하려면 학교에서 이렇게 수십 년 동안 하고 있는 건데요. 이렇게 되는 거예요. 청소노동자들로서는 실질적인 근로조건 결정권자가 학교예요. 왜냐하면 학교가 내려주는 돈만 용역업체는 나눠주기 때문에 학교가 안 돼 그러면 용역업체는 인건비 못 올리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 입찰 안 해줘버리면 끝이에요. 최종 결재권자가 학교니까 학교에다가 요구를 할 수밖에 없고 학교가 결정을 해야 돼요. 그런데 학교는 내가 법적 책임자 아니요 하고 도망가고, 용역업체는 나는 실질적인 권한이 없소. 학교에 가서 이야기하시오. 핑퐁이 되는 거예요. 수십 년째 핑퐁판에서 노동자들만 사각지대에 빠져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앵커]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거네요?
[류하경]
그거죠.
[앵커]
그러면 어떻게 해결을 해야 됩니까?
[류하경]
그러니까 간접 고용 제도를 근본적으로 없애야 되는 건데 그것은 지금 하세월이고 입법을 통해야 되기 때문에요. 학교잖아요. 일반적인 사기업도 아니고 나서야죠. 실질적인 근로조건을 내가 결정한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총장이고 총무팀이에요. 그러니까 나와서 440원 올리는 거예요. 샤워실 만들어주는 겁니다. 지금 연세대학교 적립금이 5800억이에요. 더 이상 말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학교가 지금 너무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앵커]
이번 일뿐만 아니라 사실 청소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건 저희 뉴스로 굉장히 많이 다뤄졌던 기억이 나는데 정치권에서 얘기가 다뤄지는 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입법활동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없을까요?
[류하경]
안타깝습니다. 이게 수십 년 된 문제입니다. 입법을 잘 안 하고 있고요. 왜 그러냐 하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분들이 유권자로서의 세력이 크지 않다 이렇게 생각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요. 입법을 통해서 직접 공공장소, 건물이나 주차장이나 이런 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직접 고용하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상시업무잖아요. 계속업무잖아요. 용역업체가 하는 것은 없거든요. 월급 내려다주는 것밖에 안 돼요. 우리 근로기준법에서 중간착취 금지하고 있습니다.
중간착취는 노예제도에서 파상된 거기 때문에 금지하는 거예요. 그런데 아주 예외적으로 파견법, 간접 고용, 하도급 이런 걸 허용해놨는데 하나하나 없애나가기 시작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잖아요. 그런데 청소노동자들 직접 고용해야죠. 계속 해야 하는 업무고 상시업무인데요. 그런 입법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수십 년 된 문제인데 불과 1년 전만 해도 서울대에서 청소노동자가 숨지는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때 이후에 달라진 게 없는 건가요?
[류하경]
전혀 없죠. 제가 02학번인데 2007년에 노동조합 만들어서 운동을 해서 2008년에 만들어졌어요. 15년 만에 학교를 갔더니 상황이 더 안 좋아져 있어요. 방금 앵커 말씀하신 서울대 사건, 에어컨 없는 조그마한 공간. 휴게실도 아니고, 대학 나오셨지만 올라가는 계단 있잖아요. 벽이 있습니다. 벽이 아니에요. 쇠문 열고 들어가면 그 안에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0.5평. 거기에 에어컨 없이 앉아계시다가 60대 노인이 돌아가신 겁니다. 그 형태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느냐. 다 유지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임금과 별개로 공간은 학교가 의지가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류하경]
충분히. 충분히. 총무팀이나 학사팀, 행정팀 가보면 에어컨 빠방하죠.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방금 제가 이야기한 것처럼 여성 노동자들은 여자화장실 한편에서 도시락 까먹고요. 남자노동자들은 계단 밑에 틈에 들어가서 그렇게 주무시고 쉬다가 사망하기도 하고 그렇게 합니다. 격차가 너무 크잖아요. 휴게실 하나 정도 만들어주고 샤워실 만드는 것 어렵지 않거든요. 같은 사람이다 이거예요.
[앵커]
지금 쟁의행위를 하고 있는 학교가 여럿 있다고 들었습니다. 연세대학교뿐만 아니라. 그중에도 연세대 사례가 주목을 받는 건 아마 학생들의 고발이 있었기 때문일 것 같은데 재직 중인 한 교수님이 지적했던 거랑 같은 맥락일 수도 있고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부 학생들의 인식 이거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보시는지, 또 아마 학교 후배들이시지 않습니까.
[류하경]
네, 그래서 이런 얘기 들려주고 싶었는데 공정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너무 오해하지 말자. 내가 조금 더 불편하지 않아야 공정한 게 아니다. 공정이란 무엇이냐. 사회적인 부당함과 부정의와 불평등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이 뭔지를 정확하게 인지를 하고 그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서, 해결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피해자들이 다 힘을 합치는 것, 연대하는 것, 그게 바로 공정이에요. 그래서 학생이 너무 시야를 좁게 볼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정말 공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깨닫고 이 원인 제공자인 학교로 가서 청소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같이 이 요구들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앵커]
학생들도 직접 앞에 나서서 목소리를 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류하경]
이미 충분히 많이 내고 있고요. 2000명이나 서명하고.
[앵커]
알겠습니다. 늘 반복되는 문제, 나아지지 않는 현실의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류하경 변호사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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