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번호→ 010 둔갑' 변작중계기로 전화금융사기..72명 32억 피해

권기정 기자 2022. 7. 7. 12: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온 전화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중계기로 이용해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사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A씨 등 50명을 검거해 37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원룸이나 차량 등에 변작중계기를 설치한 뒤 검찰, 금융기관, 자녀라고 속이는 수법으로 73명으로부터 3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해외에 거점을 뒀고 관련된 조직만 15개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사무실 운영 등 총책, 콜센터 상담원, 대포통장 모집책, 현금 수거책, 송금책, 변작중계기 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이들은 사람들이 통상 ‘070’ 번호로 걸려 오는 전화는 받지 않지만, ‘010’ 번호는 모르는 번호라고 하더라도 혹시나 아는 사람일 수 있어 일단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타인 명의 유심과 휴대전화기를 갖춰 모텔이나 원룸에 고정형으로 장비를 설치하거나 차량에 이동형 장비를 두고 해외에서 발신된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인 ‘010’으로 바꾸는 수법을 썼다.

경찰은 이번에 변작중계기가 있는 38곳을 특정해 압수수색을 벌였고, 휴대전화 1821대와 불법 개통된 유심 4102개를 압수했다.

한 50대 남성은 “휴대전화 액정이 깨져 보험을 신청해야 한다”는 자녀를 사칭한 말에 속아 신분증 사진과 계좌번호 등을 넘겨준 뒤 5억7000만원 피해를 봤다. 다른 30대 피해자는 서울지검으로 속인 전화에 속아 9000만원을 잃기도 했다.

경찰은 관련 범죄 조직이 인터넷 모니터링 부업, 재택 아르바이트, 서버 관리인 모집, 스마트폰 관리업무, 공유기 설치·관리, 전파 품질 관리 등 고액 아르바이트를 빙자해 범행 가담자를 물색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