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B컷 사진? 대통령 부부 즐거운 시간 보여줄 의도가 뭘까"

"대통령실, 거짓말·말장난 너무 많아..신모씨=BTS? 참담하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방탄소년단(BTS)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민간인의 나토(NATO) 동행 논란을 옹호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참담하다" "천박하다"면서 "문화예술인을 본인들 정치권력이 원하면 언제든지 동원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느 정도 내막과 진행과 절차를 아는 입장에서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 이야기들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특히 권 원내대표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도 대통령 행사 때 보면 유명한 가수를 문재인 대통령 때 보면 수시로 동원하지 않나. BTS"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여당의 원내대표라는 사람의 수준이 그 정도라는 건 참담하다"며 "BTS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인을 본인들 정치권력이 원하면 언제든지 동원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여전히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단어 선택의 부적절을 넘어서 그런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시로 해외 방문 때마다 동원했다'는 표현을 마이크 앞에서 국민들에게 언론을 통해서 했다는 게 (여당) 원내대표인 거다. 이건 그냥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천박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권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가 BTS를 동원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도 틀렸다"고 했다. 그는 "BTS는 유엔에서 두 번이나 초청을 받아서 유엔에 갔던 거고 문재인 대통령과 유엔에서 만나기도 했다"며 "우리가(문재인 정부가) 국내에서 청년의 날 행사에 초청을 했던 거고(경우는), 그러니까 전혀 여기처럼(권 원내대표의 말처럼) 대통령이 원할 때마다 불러서 뭘 했던 게 아니다, 절대"라고 주장했다.

또 "문 대통령이 유엔에 갔을 때, BTS 같은 경우는 대통령이 특사로 임명"해 동행했다면서 민간인 수행에 있어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따라서, "여기서 얘기하는 신 씨(이원모 대통령실 인사기획비서관의 부인)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며 "(BTS에게 대통령 특사라는) 아주 공적인 지위를 부여했고, 그 절차나 과정도 다 공개가 됐다. 그리고 거기 BTS만 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여기와(신 씨와) 같다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사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신 씨 동행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도 하나하나 짚었다. 신 씨가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한 데 대해 그는 "사적 인연이 아니면 대통령 의중 파악을 어떻게 하죠? (사적) 인연이 있으니까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는 거 아닌가"라며 "두 말은 다른 듯 하지만 사실은 상충되는 면이 있다. 그거를 공개적으로 얘기를 하는 게 참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신 씨가 "오랫동안 해외 체류를 하면서 해외 경험이 풍부하고 영어에 능통하다. 주로 하는 일이 국제교류 행사 기획"이라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한 것을 두고도 그는 "(신 씨의) 그 기획 능력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지 않았다"며 "(나토) 순방 행사를 봤다. 거기에 얼마나 대단한 기획 능력, 그리고 얼마나 성공적인 결과들이 있는지 납득을 못하는 국민들이 꽤 있다"고 했다.

신 씨가 무보수·자원봉사를 한 '기타 수행원'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엽적인 거짓말과 말장난이 너무 많다"며 "'기타 수행원'이라는 말은 모르겠다. 매뉴얼상 그런 문구가 여전히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쓰는 용어는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대통령 해외 순방의) 사전 준비를 하더라도 일이 끝나면 상황을 정리하고 들어오기 때문에 대개 1호기(대통령 전용기)를 태우지 않는다"고 했다.

신 씨의 숙소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통상 대통령이 묵는 숙소를 순방단 숙소 내지는 대통령이 계시는 방은 'PRS'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특별 수행원들 중에 아주 일부를 제외하고는 같이 숙소에 머물지 못 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아주 소수를 제외하고는 비행기비, 숙박비를 자비로 부담한다"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부터 경제사절단이라든지 특별 수행원들의 국가 수행원들의 상당수는 다 자비를 부담해서 거길 가서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 참석한 후 개인적인 일정과 비행기 편을 알아보고 돌아온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숙소 인근을 산책하던 중 식당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화하는 사진을 3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또한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B컷 사진에 대해 "(대통령실이) 사진을 내보내고 논란을 만들고 그걸 다시 설명하고 있"다면서 "상당히 쓸데없는 짓"이라는 직격했다.

그는 "거기까지 가서 대통령 내외가 즐거운 시간, 그리고 휴식시간을 갖는다는 것을 굳이 국민들한테 알리거나 보여줄 의도가 뭔지 저는 잘 모르겠다"며 "국민들에게 나토 정상회의 참석해서 시간을 쪼개가면서 1분 1초 아껴가면서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서 대통령의 모습들을 보여주어야 하는 홍보 및 메시지 담당자들이 '거기에서(스페인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산책을 하고 있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님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게 도대체 무슨 의도, 어떤 메시지(를 갖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된 빈 종이와 빈 모니터 사진 역시 "'여유 있는 삶인가? 해외에서 이렇게 즐길 수 있다? 이런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취소된 정상회의가 몇 개씩 있는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 모습을? 문법적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