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질 운반하는 단백질 있었다..비만·지방간 치료에 실마리

유니스트 연구팀, 관련 질환 연구에 도움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의 세포 속에서 지질을 운반하는 새로운 단백질이 확인됐다. 세포 내 지질 수송 이상과 축적(대사 이상)으로 생기는 비만, 지방간 등의 치료에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유니스트(UNIST, 총장 이용훈) 생명과학과 이창욱 교수팀은 MIGA2(Mitoguardin2) 단백질이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 사이에서 인지질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고등동물 세포에서 이 같은 단백질의 역할과 그 원리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미토콘드리아 같은 세포 소기관은 진핵세포의 ‘장기’에 해당한다. 소기관끼리 지질, 단백질과 같은 물질을 교환해 세포 생존에 꼭 필요한 특화된 기능을 수행한다. 과거에는 소낭이라는 주머니에 물질을 싸서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최근 소기관들이 직접 접촉해 통로를 만들고 물질을 교환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MIGA2와 소포체 막단백질인 VAPB가 MIGA2의 FFAT모티프의 인산화를 통해 막 접촉점을 형성한다. 형성된 막접촉점에서는 소포체에서 합성된 포스파티딜세린(PS)을 MIGA2 LTD의 소수성 공동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외막으로 수송된다. 가운데 노란 단백질 덩어리가 LTD 부위이며 그 안에 인지질이 갇혀 있다. [사진=유니스트]

연구 결과를 보면 MIGA2도 이러한 접촉 통로를 만드는 단백질(막 접촉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의 LTD 부위 안에 갇힌 인지질이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MIGA2 단백질의 LTD 부위는 그 모양이 머그컵을 닮은데다가 컵 내부에 해당하는 부분이 지방과 친한 소수성을 띠어 인지질을 가둬 운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단백질 결정을 X-ray로 보는 분석법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가설을 검증하는 실험도 했다. 실제 MIGA2의 소수성 공동(컵 내부)에 인지질과의 결합을 방해하는 돌연변이를 만들자, 세포 내 인지질 운반 능력이 떨어졌다. MIGA2 단백질의 인산화 유무가 지질 수송 능력을 결정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 단백질이 인산화되면 소포체와 결합이 단단해져 지질 수송이 더 잘된다는 것이다. 인산화는 단백질에 인산 작용기가 붙는 것을 말한다.

이창욱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과 같은 지질 대사에 관련된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있어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논문명: Structural basis for mitoguardin-2 mediated lipid transport at ER-mitochondrial membrane contact sites)는 영국의 슈프링어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6월 28일 자에 실렸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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