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절차 위반 영상녹화물로는 진술조서 증거 인정 안 돼"

최재서 2022. 7. 7.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피해자 진술 영상 녹화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면 이를 근거로 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은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심은 문제 된 영상녹화물에 절차 위반이 있기는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A씨 등에게 각각 징역 4년,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영상녹화물이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을 위반했다면, 이에 근거한 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진술 영상 녹화 일부 잘려..1·2심은 증거능력 인정
대법원 판단은?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피해자 진술 영상 녹화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면 이를 근거로 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은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원에 따르면 A씨와 B씨 두 형제는 성매매 알선 업주들의 수익 수억원을 갈취한 혐의(공갈 등)로 기소됐다. 수사 기관은 돈을 뜯긴 성매매 알선 업주들의 진술을 핵심 증거로 내세웠다.

재판에서 A씨 등은 이들 피해자의 진술 조서를 증거로 사용하는 데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왔는데, 몇몇 피해자는 자신들의 수사 과정 진술을 뒤집었다.

그러자 검찰은 피해자 진술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제출했다. 형사소송규칙에 따르면 피고인이 아닌 사람이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진술조서 내용을 인정하지 않을 때 검사는 동의서가 첨부된 영상녹화물 조사를 신청할 수 있다.

A씨 등은 해당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사자 동의서도 첨부되지 않았고, 조서 열람 도중 녹화가 중단돼 서명 과정이 담기지 않아 형사소송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1심은 문제 된 영상녹화물에 절차 위반이 있기는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A씨 등에게 각각 징역 4년,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영상이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았고, 약 35분의 열람 과정이 녹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조사 내용을 부정한다면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는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심 역시 영상 녹화물로 뒷받침된 피해자들의 진술조서 증거 능력을 인정했다. 다만 A씨 혐의 일부를 무죄로 뒤집고 징역 3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1심과 2심이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건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영상녹화물이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을 위반했다면, 이에 근거한 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조사과정을 녹화하겠다는 경찰 설명에 이의제기하지 않았다거나, 녹화되지 않은 부분이 조사 시간에 비춰 짧다는 이유만으로 판단을 달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법원은 나머지 증거만으로도 A씨 등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상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acui721@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