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조현수, 재판서 "공모 안했다" 혐의 전면 부인

2차 공판서 보험금 수령 시도·살해 공모 혐의 모두 부인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이은해(왼쪽 사진)·조현수씨가 지난 4월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미추홀구 소재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뉴스1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재판에서 억대 보험금을 노리고 이씨의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들의 공동 변호인은 7일 인천지법 형사 15부(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피고인들이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피해자를 살해해 보험금을 수령하려고 공모한 바 없다”며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기망해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한 시도를 한 사실도 없다”고도 했다.

이씨는 이 자리에서 이규훈 부장판사가 “변호인 말 잘 들었죠”라며 “변호인 의견과 같습니까”라고 묻자 “네. 같습니다”라고 2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조씨도 같은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이들의 변호인은 지난달 3일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의 증거기록을 보지 못했다면서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었다. 이에 따라  이들의 공소 사실과 관련된 의견을 진술하지 않았었다.

변호인은 이날 재판부가 증거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제출한 내사 착수 보고서, 수사첩보 보고서, 수사 보고서, 범죄분석 보고서 등의 채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씨와 조씨는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이씨의 남편인 A(사망 당시 39세)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이 섞인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하려다 치사량 미달로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해 5월 경기 용인의 낚시터에서 수영을 못하는 B씨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하려다 지인에게 들켜 A씨가 물 밖으로 나오면서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같은해 6월 경기 가평군 용소 계곡에서 A씨를 기초 장비 없이 다이빙하게 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씨 등은 A씨가 숨진 해 11월 A씨의 생명보험금 8억원을 청구했으나 사기 범행을 의심한 보험사로부터 거절당해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는 2011년 A씨와 교제하기 시작한 뒤 심리적 지배를 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착취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2017년 3월 A씨와 혼인한 뒤로도 다른 남성들과 교제하면서 착취를 지속했고, 이후 A씨에 대한 효용가치가 떨어지자 조씨와 공모해 살해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등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도주했으며 검찰은 3개월 만인 지난 3월30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4월6일 검·경 합동 검거반을 편성해 같은달 16일 검거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