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광 되찾나.."원자력=친환경" EU 소식 들리자 원전株 '들썩'
'원자력 붐'이 다시 일고 있다. 2008년 해외 원전 수주와 원자력발전 비중 증가 등으로 원자력이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았는데 이번엔 원전이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받으며 재차 주목받는다.
윤석열 대통령도 '탈원전 폐기' 정책 기조를 강하게 미는 만큼 국내 원전 기업들의 수혜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윤 대통령이 택한', 이른바 '윤택(尹擇)'한 원전 관련 기업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7일 오전 10시33분 두산에너빌리티는 전 거래일 보다 650원(3.72%) 상승한 1만8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에이치아이(8%), 한전기술(6.23%), 한전KPS(4.14%), 일진파워(3.91%) 등도 상승 중이다.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건 EU가 원전 등을 녹색에너지에 포함시켰다는 소식의 영향으로 보인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열린 EU 본회의에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친환경 투자 기준인 '택소노미'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규정안이 통과됐다.
택소노미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을 영위하고 친환경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산업을 분류하는 체계다. 택소노미에 포함되면 1조 유로 규모의 그린딜 예산을 쓸 수 있다. 아울러 택소노미에 포함되는 에너지원 기업은 녹색채권도 발행할 수 있어 자금 조달이 쉬워진다.
그간 EU 내부에선 원전과 천연가스를 택소노미에 포함할지 여부를 두고 갈등이 지속됐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적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에 속하고 원전은 방사성 폐기물을 만들어서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공급난이 불거지자 친환경에너지로 넘어가는 시기에서의 과도기적 에너지원으로 원전과 천연가스가 적합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 EU 이사회가 원자력, 천연가스를 택소노미에 포함하는 걸 반대하지 않으면 이번 본회의에서 통과된 위임법률은 내년 1월1일자로 발효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EU 이사회 승인이 확정되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갖고 있는 체코, 폴란드 등을 포함한 동유럽 국가의 원전 건설이 활발해져 국내 관련 기업의 원전 수출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미국 주도의 제3국 SMR(소형모듈원전) 역량강화 프로그램 참여, 한미 원전 기술 이전 및 수출 협력 관련 MOU(양해각서) 체결을 통한 협력 강화 등에 합의하며 '한미 원전동맹'을 구체화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 제30회 국무회의에서 2030년 기준 전력 믹스상 원전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여건이 원전 친화적으로 바뀌자 국내 원전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원전 건설 수주가 들어오면 기업들의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일정 기간 이상부턴 10% 이상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원자력 붐이 일었던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원자력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473.5% 상승했다. 현재 원전과 관련된 국내 정책 상황이 2008년과 비슷하게 우호적이라며 향후 5년 간 국내 증시를 주도할 섹터로 원전을 꼽았다.
정민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정부의 우호적 정책, 강력한 한미원자력기술동맹, SMR 확장성, 탈원전기간 생존한 기업들의 독과점 구조 등을 감안하면 그 어느 때보다 국내 원자력 기업들에게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비에이치아이, 우진 등을 최선호주,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등은 관심기업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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