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는 끝났다"..삼성전자, 'R의 공포'에 하반기 더 걱정
매출 4분기만에 꺾여 하반기 우려감 고조.."반도체도 흔들린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문창석 기자,노우리 기자 =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4~6월) 실적이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 '매출 신기록' 릴레이도 막을 내렸다.
끝나지 않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잿값 급등, 고금리 등으로 인한 스마트폰·가전 수요 위축 등이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반도체가 실적을 떠받쳤다.
문제는 하반기다. 겹겹이 쌓인 악재들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 심리 악화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도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이른바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 기대 못 미친 2분기 실적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8% 늘어난 14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20.94% 증가한 77조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2분기 실적 중 최대 기록이며,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1분기(77조78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영업이익은 역대 2분기 실적 중 2018년 2분기(14조8700억원)와 2017년 2분기(14조700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다만 증권사 전망에는 다소 못 미쳤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매출 77조2218억원, 영업이익 14조6954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 1년 동안 계속됐던 매출 증가세도 꺾였다. 삼성전자 매출 규모는 지난해 3분기(73조9800억원)와 4분기(76조5700억원), 올해 1분기(77조7800억원)까지 세 분기 연속으로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행진을 멈췄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중국 도시 봉쇄 등으로 제품 수요가 둔화하면서 가전·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의 매출이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비용의 상승도 이익률을 더욱 낮췄다.
주대영 반도체디스플레이협회 연구위원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가) 특히 엄청나게 줄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변수가 세트 수요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보다 컸다"고 말했다.
◇ 상반기 잘 버텼지만…하반기 어쩌나
삼성전자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 우울해질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은 물론 공급망 문제, 금리 인상 등 쌓인 문제들이 어느 하나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증가 등으로 가계에 부담이 늘어나면서 소비 감소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TV, PC 등 판매 전망치도 줄줄이 낮아졌다.
대표적으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 전망치를 14억5600만대로 잡았다. 지난해 15억6700만대보다 7.1%나 줄어든 수치다. 5월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만 하더라도 2060만대로,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PC 판매 전망치도 지난해(3억4200만대)보다 9.5% 감소한 3억1000만대로 추정했다. 태블릿 역시 1억4200만대가 판매돼 지난해(1억5600만대)보다 시장 규모가 약 9% 줄어들 전망이다.
TV도 상황이 좋지 않다. 옴디아는 올해 TV출하량이 2억879만4000대로 지난해 출하량(2억1353만7000대)보다 474만대 감소할 것으로 봤다.
제품 판매가 줄면서 삼성전자의 재고도 쌓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재고회전일수는 평균 94일로 예년보다 2주 정도 더 늘어났다.
재고회전일수는 보유 중인 재고가 매출로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기간이 짧을수록 제조사는 비용 부담이 적다. 제조사는 평균 70~80일, 유통회사는 평균 50~60일의 재고회전일수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재고자산도 49조8477억원으로 전년 동기(32조3775억원) 대비 53.9%나 늘었다. 그중 조립이 완료된 제품이나 상품은 14조6929억원이다. 재고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는 부품 공급 업체에도 물량 조절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다은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경제전문가)는 "필수재인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가계들은 다른 항목에 지출할 수 있는 여력이 줄었다"며 "가구·전자 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도 꺾이나…"잔치 끝났다"
삼성전자 실적의 버팀목인 반도체도 흔들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비용 상승 등으로 IT 기기 출하량이 줄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꺾였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PC 매출 둔화, 가상자산 폭락으로 그동안 반도체 호황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6월 PC반도체 부문 신규고용을 잠정 중단했다.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러지스의 산제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도 "산업 수요환경이 약화됐다"면서 다소 비관적인 실적 전망을 내놨다.
그동안 메모리 가격 상승을 주도하던 서버향 수요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칩 '사파이어래피즈'(Sapphire Rapids) 생산이 내년 2분기로 미뤄지면서, 해당 시기까지 서버 교체를 미루는 업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가격 하락도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0%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3~8%)보다 눈높이를 더 낮췄다.
스마트폰 생산 감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전자제품 재고 확대 등으로 D램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여기에 반도체 치킨게임까지 벌어지면 추가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2022년 하반기로 예상됐던 메모리 반도체 수급 개선 시기가 세트 수요 부진 영향으로 2023년 초로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은 예상된 상황"이라며 "이미 D램은 빠지기 시작했고, 낸드도 하반기로 가면 공급과잉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가를 얼마나 절감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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