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공시, 소비자 금융 협상력 높인다

2022. 7. 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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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낱낱이 공개된다.

이번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효과를 소비자들이 톡톡히 누리려면 제도 개선의 취지를 이해하고, 은행 선택시 참고 정도로만 써야한다는 것이 은행권들의 조언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번 제도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에서 금융소비자들이 의미를 찾아야한다"며 "단순히 은행연합회 공시만 가지고 내게도 해당 금리가 적용될 것이라고 봐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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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예대금리차 공시
신용 좋은 차주들은 수혜
중저신용자 대출 축소 우려
정보 확대 차원 의의.."결국 차주별 상이한 적용 기억해야"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국내 전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낱낱이 공개된다. 서민들의 금리 부담을 자양분 삼아 역대급 실적을 내는 은행을 향한 비판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내놓은 계책이다. 금리 산정 기준, 금리 정보를 공개해 금융 소비자의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당국이 ‘최대한 빨리(ASAP·as soon as possible)’라고 밝힐 정도로 강하게 추진하는 만큼 예대금리차 억제 효과는 있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다만, 공시 확대가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수렴시켜 고객들의 선택권을 줄인다거나, 금리차 축소를 위해 중소·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중·고금리 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한 상태다.

▶예대금리차 공시…은행간 금리 경쟁 이뤄지나=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은행은 매월 예대금리차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해야한다. 대출금리도 은행 자체 신용등급이 아닌, 신용평가사(CB) 신용점수를 기준으로 밝혀야 한다.

당국에서는 정보 공개로 차주들의 협상력 강화와 은행간 금리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주들 입장에서는 가장 적합한 예금·대출 금리 조건을 갖춘 은행을 선택할 수 있어서다.

이형주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전일 브리핑을 통해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결국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수 밖에 없어 예대금리차가 무조건 인하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이번 대책이 예대금리차가 적정 수준 이상 확대되는 걸 제어하는 수단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은행들 또한 정책이 나온 배경, 사회적 분위기 등을 고려해서라도 예대금리차 확대를 막기 위해 각종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차주별 적용 조건 달라’…실효성은 여전히 의문=매월 공시로 인해 예대금리차가 늘지 않는 ‘반짝 효과’는 기대할 수 있어도 중장기적인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될 과제로 꼽힌다. 예컨데 예대금리차 공시가 이뤄질 경우 예대금리차가 수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소비자들에게 유의미한 정보로 작용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만일 A은행이 대출금리 8%, 예금금리 6%를 제시하고 B은행이 대출금리 6%, 예금금리 4%를 제시한다고 보자. 두 은행 모두 예대금리차만 놓고 보면 2%포인트로 같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대출은 B은행에서, 예금은 A은행에서 선택하기 때문이다. 금리차 자체가 얼마나 의사결정에 주효하게 적용할지는 알수 없다.

상품 금리를 보는 것 또한 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보는 것이 현실이다. 설령 예대금리차를 안다고 하더라도, 차주별로 적용되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은행이 예대금리차가 좁다고 해서 갔다가 그만한 기대를 얻지 못할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공시되는 것 자체가 은행에게 부담으로 올 수 있다”면서도 “결국 대출의 경우 차주별, 은행별로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단순히 예대금리차나 금리 산정체계를 보는 것 만으로는 유의미하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고금리 대출 취급 축소 우려도=은행들이 표면적으로 예대금리차를 줄이는 효과를 누리기 위해 소외계층이나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용도가 좋고, 소득이 높은 차주에게는 금리 협상력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은 차주에게는 오히려 반대급부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작위적으로 예대금리차를 줄이려면 결국 고금리 대출 취급을 축소하고 저금리 대출을 늘릴 수 밖에 없어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결국 경쟁으로 인한 압박을 통해 해소될 것이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상태다.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업을 시범운영하는 것 또한 유통비용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경쟁 촉진으로 인한 실효성이 더 크다고 봤다.

이형주 국장은 “예대금리차를 공시한단건 특정한 항목을 높이거나 낮추라는 개입은 아니다”라며 “시장압력을 통해 해결돼야하고, 특정 소비자에게 유리한 대책을 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효과를 소비자들이 톡톡히 누리려면 제도 개선의 취지를 이해하고, 은행 선택시 참고 정도로만 써야한다는 것이 은행권들의 조언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번 제도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에서 금융소비자들이 의미를 찾아야한다”며 “단순히 은행연합회 공시만 가지고 내게도 해당 금리가 적용될 것이라고 봐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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