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살고 싶었는데"..탁현민, '김건희 비선' 논란에 맹비난(종합)
"해외 순방 민간인 동행? 특별한 역할·능력 있나"
"BTS랑 같다고? BTS는 대체 불가능..절차도 다 공개"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7일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에 김건희 여사 지인이 동행했다는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잠행을 이어가던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세 차례에 걸쳐 라디오 인터뷰를 하며 해당 논란을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내막과 진행 절차를 아는 입장에서 납득이 안 가는 해명이 이뤄지고 있어서 한번은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나토 정상회의 해외 순방에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부인 신모씨가 동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신씨는 지난달 초 대통령실 경호·의전팀 등으로 구성된 사전답사단과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에 방문했고, 지난 1일까지 이어진 윤 대통령의 나토 출장 때도 미리 현장에 도착해 김건희 여사 일정 등 행사 기획·지원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필요하면 민간인도 해외 순방에 데려갈 수 있다는 해명은)말 그대로만 해석하면 맞다. 다만 민간인을 그냥 데려갈 이유는 없다. 민간인을 데려갈 때는 그 사람에게 특별한 역할 혹은 의도가 있어야 한다”며 “이원모 인사비서관 부인 신씨는 언론 보도를 보면 순방 행사를 준비하러 간 것 같은데, 이럴 땐 분명히 이 사람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탁 전 비서관은 이어 “공적인 부분에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거나 아니면 이 사람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역할이나 능력이 있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을 채용하거나 혹은 그 사람에게 일을 줄 때 절차와 과정이 상당히 올바라야 문제가 없게 되는 것”이라며 “그런 것들을 갖췄나, 그걸 제일 따져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신씨가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국제교류 행사도 했었다’는 해명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일지 잘 모르겠는데 어떤 정도의 경험인지 설명하지 않았고, 우리가 그 순방 행사를 봤지 않느냐”며 “거기에 얼마나 대단한 기획능력이나 성공적인 결과들이 있는지 납득을 못하는 국민들이 꽤 있는거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의 역할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신씨의 동행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도 BTS를 수시로 동원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맞받은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탁 전 비서관은 “권 원내대표의 발언을 언론을 통해 봤는데 여당의 원내대표라는 사람의 수준이 그 정도라는 건 참담한 것이다. 문장 하나만 보더라도 제가 말을 못할 정도다. BTS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인을 본인들 정치권력이 원하면 언제든지 동원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여전히 하고 있는 것”이라며 “ BTS는 2번이나 초청을 받아서 유엔에 갔던 거고, 대통령과 유엔에서 만나기도 했다. 그러니 대통령이 원할 때마다 불러서 뭘 했던 게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씨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BTS에는) 공적인 지위를 부여했고, 그 절차나 과정도 다 공개가 됐다. BTS만 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성이 있었다”며 “그걸 여기(신씨)와 같다고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사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민간인 신씨가 대통령의 세부 순방 일정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의 일정을 적어도 한 달 전, 혹은 몇 주 전에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건 대단히 심각한 보안유출”이라며 “해외정상이나 해외에 의전비서관 혹은 그 일을 하는 사람들과 접촉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이 사람(신씨)의 신분은 도대체 뭐냐”고 꼬집었다.
탁 전 비서관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도 ‘공군 1호기 동행’에 대해 “특별 수행원들은 아주 극소수나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거의 99% 이상 본인의 경비를 본인이 부담한다. 특별 수행원이 된 것 자체가 일종의 특혜이기 때문에 그걸 이중으로 정부에서 돈을 대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가 많았다”며 “(더욱이) 기능직 민간인을 제외하곤 1호기에 태워서 돌아오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이 ‘비하인드 컷’ 사진을 공개한 것을 두고도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설명하는 것보단 차라리 이걸(비하인트컷) 보여주는 게 낫겠다고 해서 공개하는 걸텐데, 사진을 내보내고 논란을 만들고 그걸 다시 설명하고 있다”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1분 1초를 아껴가며 국익을 위해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담당자들이 아이스크림 먹고 산책하고 있는 대통령과 여사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도대체 무슨 의도인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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