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수사·정보당국 수장 "中, 서방 기술 훔치려 모든 수단 동원"

FBI·MI5 첫 공동회담 진행.."서방 기업, 경계 늦춰선 안돼"
中 스파이 활동 늘어..FBI, 12시간마다 간첩 관련 조사
"中과 거래할 때 주의 기울여야..단절하란 의미 아냐"
주미 中 대사관 "우리 이미지 더럽힌 건 美 정치인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영국 정보기관 MI5가 6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영국 런던에서 공동 회담을 진행해 중국이 서방 기업에 가하는 위협을 경고했다. 이들은 중국이 서방 기업의 기술을 훔치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가리지 않고 사용한다며 기업이 특별히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오른쪽)과 켄 맥컬럼 MI5 국장(왼쪽)이 이날 런던에 있는 MI5 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과 영국의 수사·정보당국 수장이 중국 스파이가 서방 기업에 가하는 위협이 크다며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영국 정보기관 MI5의 켄 맥컬럼 국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첫 공동 회담에서 중국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서방의 지적재산과 기술을 훔치고 있다며 서방 기업이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레이 국장은 “중국 정부는 여러분의 기업을 움직이게 하는 무엇이든 훔쳐 사업에 지장을 줄 것이고, 시장을 지배하기 위해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며 “그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원하는 모든 도구를 사용하기로 결심한 듯 하다”고 말했다.

맥컬런 국장은 “중국 공산당은 서방의 민주주의, 언론, 법률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며 “그러나 슬프게도 그것을 모방하기 위해서가 아닌, 악용해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이 스파이를 위장하기 위해 정교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까지 동원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실제로 중국 간첩과 스파이 활동에 대한 조사가 늘었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맥컬런 국장에 따르면 MI5가 2018년 이후 진행한 중국 관련 조사는 7배 증가했으며, 지난 3년 간 처리 능력을 두 배 가량 늘렸다. 레이 국장도 미 전역의 FBI 사무소에서 평균 12시간마다 중국 간첩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레이 국장은 “서방의 경제, 제도, 민주주의 가치를 보호하려면 이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이 대만에 가하는 위협에 대해서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중국 기업과 단절을 하라는 것은 아니라며 기업이 위험을 인지하고 중국과 거래를 할 때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FBI·MI5와 협력을 강화해 스파이 활동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미 국립방첩안보센터는 이날 미국 내 주(州)정부, 지방정부, 기업 간부들에 중국의 위협에 대해 경고하는 별도의 공지를 발표했다.

공지엔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우호적인 정책을 채택하고, 대만과 신장 위구르 지역을 둘러싼 비판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미국의 경제적, 정치적 삶의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다른 국가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류펑위(劉鵬宇)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의 이미지를 더럽히고 중국을 위협적인 나라로 그려온 것은 미국 정치인들”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사이버 안보의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이버 공격과 같은 활동을 절대 묵인하지 않는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강조했다.

yooh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