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보첼리와 한국 대표 조각가 박은선의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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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 딱 하루 이 마을은 전 세계에서 온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조각가 아르날도 포모도로, 현대 조각의 거장인 이고르 미토라이(폴란드) 등의 작품도 이 무대를 거쳐갔다.
세계 조각 예술의 본향인 이탈리아에서 박 작가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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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중부 '꽃의 도시' 피렌체에서 멀지 않은 인구 1천200명 규모의 작은 마을 라이아티코(Lajatico).
매년 7월 딱 하루 이 마을은 전 세계에서 온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마을 인근 드넓은 구릉 평원에 자리 잡은 야외 콘서트장 '테아트로 델 실렌치오'(Teatro del Silenzio)에서 특별한 공연이 열리기 때문이다. 무대의 주인공은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63)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라이아티코 특설 무대에서 17년째 이러한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공연은 7월 28일 밤(현지시간)에 열릴 예정이다. 어김없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전 세계 클래식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테아트로 델 실렌치오에서는 한국 대표 조각가 박은선(57) 작가의 작품이 관객들을 맞을 예정이어서 더 주목을 받는다.
보첼리는 매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예술가의 조형 작품으로 무대를 꾸며왔다. 이른바 무형 예술(음악)과 유형 예술(조각)의 '앙상블'이다.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조각가 아르날도 포모도로, 현대 조각의 거장인 이고르 미토라이(폴란드) 등의 작품도 이 무대를 거쳐갔다.
작년에는 '살아있는 피카소'로 불리는 스페인 조각가 마놀로 발데스의 작품이 관객들을 눈을 끌어당겼다.
박 작가는 이번 라이아티코 공연을 위해 높이 11m의 대형 작품을 특별 제작했다. 작업에 8개월이나 걸렸다고 한다.
흰색과 회색 대리석이 교차하며 위로 뻗어 올라가는 이 조각품은 박 작가 작품의 기본 테마인 '무한 기둥'(Colonna Infinita)에 풍부한 곡선감을 살려 음악 선율의 경쾌함을 강조했다. 이 작품은 '무한 기둥-성장'(colonna Infinita-Accrescimento)으로 명명됐다.
섭씨 35도를 웃도는 폭염에 아랑곳없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박 작가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몸부림치며 성장하는 인간의 무한한 꿈과 희망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보첼리의 라이아티코 공연에 아시아 작가의 작품이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조각 예술의 본향인 이탈리아에서 박 작가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본무대 외에 라이아티코 중앙 광장 등에서도 박 작가의 대표 작품을 여러 점 감상할 수 있다.
경희대와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한 박 작가는 1993년 이탈리아에 정착한 이래 추상적 동양미가 깃든 그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현하며 세계적인 조각가 반열에 올라섰다.
현재 이탈리아는 물론 프랑스·스위스·룩셈부르크·미국 등 여러 국가의 공공장소에 20여 점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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