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피노체트 헌법' 운명은..9월 국민투표 찬반운동 개시

고미혜 2022. 7. 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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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9월 4일 치러지는 새 헌법 초안 채택 여부를 가리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반 운동이 6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칠레는 사회·민주적 법치국가다. 다국가적이며 이(異)문화적, 지역적, 생태적 국가다"라는 표현으로 시작하는 새 헌법은 양성평등과 원주민 권리, 사회보장 등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와 유명 칠레계 미국 배우 페드로 파스칼 등도 이날 새 헌법 찬성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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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의회 초안 작성 완료..반대여론 더 높아 채택 여부 불투명
칠레 새 헌법 채택 찬성하는 사람들 (산티아고 AFP=연합뉴스) 칠레 새 헌법 채택 국민투표를 앞두고 6일(현지시간) 새 헌법 찬성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2022.7.7.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에서 9월 4일 치러지는 새 헌법 초안 채택 여부를 가리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반 운동이 6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여러 단체와 개인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새 헌법 찬반 의사를 표명했다.

앞서 제헌의회는 4일 총 388개 조항으로 된 새 헌법 초안을 완성해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에 제출했다.

남미 칠레의 현행 헌법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정권(1973∼1990년) 시절인 1980년 제정돼 이듬해부터 효력을 발휘했다.

1989년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됐지만, 군부 독재가 끝나고 정권이 몇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근간은 유지됐다.

40여 년 묵은 헌법을 완전히 갈아 치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은 지난 2019년 10월 불붙은 칠레의 시위 사태부터였다.

수도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이 촉발한 당시 시위는 교육, 연금, 보건 등 불평등을 일으키는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한 반발로 확대됐고, 시위대는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헌법이 이런 불평등의 뿌리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피노체트 헌법'의 폐기와 새 헌법 제정에 요구가 커지면서, 정치권은 결국 새 헌법 제정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새 헌법 초안 받아든 보리치 칠레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020년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80% 가까운 국민이 새 헌법 제정에 찬성했다.

이후 성비 균형을 맞추고 원주민들도 포함한 155인의 제헌의회가 선거로 구성돼 약 1년간 초안을 작성했다.

"칠레는 사회·민주적 법치국가다. 다국가적이며 이(異)문화적, 지역적, 생태적 국가다"라는 표현으로 시작하는 새 헌법은 양성평등과 원주민 권리, 사회보장 등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 다수의 지지 속에 잉태된 새 헌법이지만 9월 국민투표 가결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일부 논란의 조항들이 속속 공개되면서 반대 여론도 커져 최근 여론조사에선 새 헌법 초안 채택에 반대(51%)한다는 응답이 찬성(34%·이상 여론조사기관 카뎀 발표)한다는 응답보다 더 많았다.

지난 3월 취임한 보리치 대통령의 경우 새 헌법 지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와 유명 칠레계 미국 배우 페드로 파스칼 등도 이날 새 헌법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면 중도좌파 성향의 리카르도 라고스 전 대통령은 이날 "새 헌법이 충분한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민투표에서 초안이 가결되면 초안을 정식 헌법으로 채택하는 절차가 시작되며, 부결되면 현행 헌법이 계속 효력을 갖게 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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