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대표 "서울시 지원폐지는 토끼몰이..뉴스공장 편파성 낙인 찍혀"

2022. 7. 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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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대표 "서울시 지원폐지는 토끼몰이"
"서울시 출연금이 예산의 70%"
"상업광고 허용돼도 효과 크지 않아"
이강택 TBS 대표이사가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 교통방송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이강택 TBS 대표가 최근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한 서울시의회가 TBS 지원 폐지를 골자로 하는 조례를 발의한 데 대해 “토끼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방송인 김어준이 진행하는 뉴스공장의 편파성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적 공정성은 판단불가의 영역”이라며 낙인효과라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 집무실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그간 (국민의힘 주장) 흐름을 보면 전형적인 정쟁 방식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TBS는 교통방송인데 왜 다른 것을 하느냐고 지적했는데, 올해 들어 오세훈 시장이 교육방송으로 바꿔야 한다고 한다"며 "서울시의회는 한발 더 나아가 정치적 공정성이 문제가 있고 교통방송이 낡았으니 아예 민영화를 하자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시장 측과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양손에 무기를 들고 TBS 구성원들을 협박하면서 '이제 빠져나갈 수 없으니 선택해'라고 하는 토끼몰이를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재 운용 중인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내년 7월 1일 자로 폐지해 서울시가 TBS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없애는 내용의 조례를 발의했다.

올해 기준 서울시의 TBS 출연금은 320억원으로 TBS 전체 예산의 70% 수준이다. 출연금이 사라지면 TBS는 존폐 위기에 놓인다. 내년 1년부터 서울시 지원이 끊길 경우 TBS의 정상 운영은 어렵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다.

그는 "예산의 70%가 없어지면 뭘 할 수 있겠나. 사실상 문 닫으라는 소리"라며 "출연금 대부분은 인건비로 사용되는데, 가성비가 안 나오는 프로그램은 모두 폐지하고 초저가형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TBS가 민영방송이 되면 상업광고로 재정을 충당할 수 있다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설사 허용이 된다고 해도 상업광고를 하려면 사람도 필요하고 영업망도 갖춰야 하므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금도 TBS는 공공 캠페인 등을 협찬 형태로 하는데, 여기에 더해 광고가 얼마나 더 늘지 의문이다. 라디오 광고시장은 계속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TBS가 자립을 준비를 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 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방송발전기금이나 지역방송 지원에 TBS가 빠져있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고, 정부 기관 등과 협력 사업도 논의하고 있었다"며 "우리가 공영방송을 지향하는 이상 공적 재원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준비 기간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뉴스공장'의 편파성 논란에 대해서는 "공정한지, 편파적인지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정치 공정성에 대한 판단은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방송인 김어준. [TBS]

최근 서울시 감사에서 TBS는 '뉴스공장'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법정제재 이후 후속 대처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기관장 경고'를, 김씨가 계약서 없이 출연료를 지급받았다는 내용으로 '기관 경고'를 통보받았다.

이 대표는 "(뉴스 공장이) 편파적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나니 그런 식으로 계속 분위기가 유도되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며 "그러다 보니 (보수성향) 출연자들이 안 나오려고 해 의도치 않게 출연자가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도 있고, 부분적으로 팩트 확인에 실수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부분만 자꾸 부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작진도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팬덤(지지층)뿐만 아니라 스펙트럼을 넓히고 보편성을 지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오래된 프로그램이라서 시민, 학계,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한 리뉴얼도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런 작업은 타율에 의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TBS 설립 목적이었던 교통방송의 수명이 끝났으니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는 오 시장의 방침에 대해서도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얼마 전까지 코로나19 특보를 지속해서 방송했고, 며칠 전 폭우 때는 아침 출근 시간에 (인기 프로그램인) '뉴스공장' 시간을 줄여가며 날씨 특집을 편성했다"며 "지역성 있는 콘텐츠 '역사스테이 흔적',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인 '우리동네 라디오' 등으로 지역방송, 시민참여형 방송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고 했다. "만약 교육방송이 필요하다면 지금 상태에서 관련 프로그램과 사업 등을 추진하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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