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무인 인형뽑기방에 '대변' 보고 도망간 사람 찾습니다

오대성 2022. 7.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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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손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가게에서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고 해서 CCTV를 돌려봤어요. 돌려보니까…. 너무 당황스러워서 바로 경찰에 신고는 했는데, 아직 못 잡았어요."

■ 무인 인형뽑기방에 다급하게 들어온 사람…'대변' 보고 도망가

경기도 김포시의 한 주상복합 건물 1층에서 30㎡ 남짓의 무인 인형뽑기방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김 모 씨. 김 씨는 지난달 8일 아침 11시쯤 한 손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가게 안에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는 거였습니다. 평소 깨끗하게 관리해온 곳이라 의아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바로 CCTV를 돌려봤습니다. CCTV 속에는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담겨있었습니다.

사건은 바로 전날인 7일 저녁 6시 50분쯤 일어났습니다. CCTV에는 흰옷을 입은 한 젊은 여성이 다급하게 가게로 들어오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사람, 여러 기계를 지나 구석의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갑자기 '볼일'을 봅니다.

'볼일'을 다 본 후에는 거울을 보며 옷 차림새를 확인하고, 그대로 나가버립니다.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였습니다. 이 사람이 가게에 머물렀던 시간은 약 1분. 가게에는 치우지 않은 배설물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다른 사람은 없었지만, CCTV는 이 모습을 고스란히 녹화하고 있었습니다.

■ 들어간 청소비만 50만 원 "아무리 급했어도…이후에라도 연락 줬어야"

업주는 "CCTV를 보면 그 사람이 술에 취한 모습은 전혀 아니다. 멀쩡해 보였다"라면서 "이후에 들어온 손님들은 냄새 때문에 그냥 나가는 분들이 많았는데, 전화해준 손님이 착한 분이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하에 문이 열려있는 화장실이 있지만, 몰랐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급한 마음에 볼일을 봤더라도 치웠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 혹은 그 후에라도 연락을 줬어야 하는 게 아니냐. 가게 곳곳에 연락처가 적혀있다"라고 말합니다.

업주는 평소에는 매장을 직접 청소하지만, 이 일 때문에 청소업체를 불렀고 냄새 제거 등의 특수청소가 필요해 50만 원의 비용을 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달 매출이 약 5백만 원인데 월세 250만 원에다 관리비, 물건값 등을 빼면 이 매장에서 가져가는 수익은 한 달에 2백만 원이 채 안 된다고 합니다.

업주는 "코로나19 탓에 더 힘들어져서 월세 내기도 빠듯한데 피해가 심하다. 청소 값도 그렇고, 치우는 기간 동안 운영을 못한 것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경찰도 "처음 있는 일"…동선 확인하고 추적 중

업주는 업무방해 혐의로 이 사람을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은 경기 김포경찰서는 현재 이 사람을 추적 중입니다. 경찰은 일단 주변 CCTV를 통해 인근 버스정류소에 하차한 모습과 '볼일'을 보고 뽑기방에서 나간 후, 집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가는 모습까지는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버스회사에 버스 내부 CCTV와 승하차 태그 기록 등 자료 요청을 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사건은 겪어보지 않은 특이한 케이스라 일단 당사자를 특정하는 게 먼저"라면서 "질환이 있을 수도 있는 만큼 당사자 특정이 되면 자초지종을 듣고 고의성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고의성, 상습성 등에 따라 경범죄 혹은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 적용혐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 갈수록 늘어나는 무인점포…"몰염치한 행동에 힘들기도"

코로나19가 앞당긴 무인점포는 업종 구분 없이, 장소 상관없이 곳곳에 들어찼습니다. 동시에 무인점포와 관련한 범죄도 증가해 '절도'의 경우만 올 3월 4백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늘었습니다. 관리자가 상주하는 게 아니다 보니 종종 고객들이 몰염치한 행동을 하거나 범죄 장소의 표적이 되는 겁니다.

인형 뽑기방 업주 김 씨는 "가끔 장식된 인형을 훔쳐가거나 쓰레기를 막 버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때 조금 힘이 든다. 이번에는 너무 심한 것 같아서 신고를 하게 됐다"라며 "그 사람이 왜 그랬는지 들어보고 싶고, 늦었지만 사과와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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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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