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된 지가 언젠데".. 은행 지점 단축 운영에 뿔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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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직장인 정모(27)씨는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집 근처 주거래 은행을 찾았다가 낭패를 봤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거리두기가 풀렸을 때 업계에서도 운영시간을 정상화하지 않겠냐고 예상했지만, 아직 단축 운영을 지속하려는 분위기다. 영업시간 자체가 줄기는 했지만, 은행업계에서는 오히려 비대면 업무를 확대하면서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창구를 늘렸다는 내부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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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인건비 줄이려는 꼼수.. 소비자만 피해"
지난 6일 직장인 정모(27)씨는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집 근처 주거래 은행을 찾았다가 낭패를 봤다. 은행 업무시간이 오후 4시까지인 줄 알고 오후 3시 34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문이 닫혀 있었던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운영시간을 단축한 은행들은 아직까지도 운영시간을 정상화하지 않고 있다.
정씨는 “간만에 업무가 일찍 끝나 여유롭게 은행 업무를 보려고 갔다가 헛걸음했다”면서 “은행들이 언제까지 코로나를 핑계로 운영시간을 단축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해제됐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단축 운영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 전에는 시중은행 운영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다. 코로나19 기간에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운영시간을 1시간 단축했는데,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이후에도 운영시간을 되돌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은 은행의 단축 운영에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김포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42)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마트에서 장을 본 후 짐을 들고 은행을 찾았다가 셔터가 내려간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면서 “시간을 미리 알아보지 않은 탓도 있지만, 거리두기가 끝난 지가 언젠데 아직도 단축 영업을 하냐”며 고개를 저었다.
몇몇 은행들은 방문객이 많은 일부 지점을 오후 6시나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식으로 고객 불만에 대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오전 9시~오후 6시, 오전 10시~오후 5시, 오전 11시~오후 6시까지 영영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일부 영업점 운영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늘렸다. 하지만 이런 지점은 소수에 불과해 대다수 시민들은 이용하기가 어렵다.
은행업계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지점 영업시간 정상화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가 자리잡은 상황에서 고정비 지출이 큰 지점 영업을 굳이 다시 늘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은행 업무는 온라인 뱅킹으로도 가능하다. 어떤 업무는 대면으로만 가능하지만, 실생활에 필요한 주요 업무는 온라인이나 상담으로도 가능하니 업계에서는 운영시간을 다시 늘리자는 의견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거리두기가 풀렸을 때 업계에서도 운영시간을 정상화하지 않겠냐고 예상했지만, 아직 단축 운영을 지속하려는 분위기다. 영업시간 자체가 줄기는 했지만, 은행업계에서는 오히려 비대면 업무를 확대하면서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창구를 늘렸다는 내부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원 입장에서도 영업시간이 늘어나는 걸 반기지 않는다. 은행 영업시간을 조정하려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협의를 해야 하는데, 양측이 모두 영업시간 정상화에 부정적이다 보니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1시간 단축 영업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은행들의 경우 코로나 기간에 영업시간을 단축했지만, 서서히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운영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이나, 소독시간 확보를 위해 오전 10시~오후 4시로 단축했다. 현재는 일부 지점만 단축 운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은행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운영시간 정상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 편익을 축소해 이익을 취하는 꼴”이라며 “은행은 공공성을 띠는 금융기관이다. 소비자에게 불편을 끼치기보다는 다른 방향에서 경비를 절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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