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황 내몰린 취약계층에 농식품지원은 '희망사다리'
경제활동인구 10명중 6명이 조선업에 종사한다는 경남 거제시. 산업 및 도농복합형 도시로 알려진 이 곳에서도 경제적으로 소외된 사회 취약계층과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건 여타 지역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지역 사회복지시설 노인들은 유난히 얼굴표정이 밝다. 특히 자신들이 직접 고른 농식품을 싣고오는 '행복마차'가 찾아 올 때는 더 그렇다.
"농식품바우처 시범사업을 통해 관내 복지시설 노인분들에게 농산물꾸러미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품목을 개인이 직접 신청한다. 내용물은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만족도는 상당히 좋다. 늘 시설에서 제공하는 메뉴에 따라 식사를 하시던 분들이 자신이 먹고싶은 과일·고기 등을 직접 선택하다보니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거제시 농업기술센터 농업지원과 강경미 팀장)
맵기로 소문난 '청양고추'의 고장 충남 청양군은 전체 인구가 3만여명에 불과한 초미니 기초단체다. 2020년 첫 농식품바우처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3년연속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시골특성상 고령인구의 건강과 먹거리 문제가 늘 걱정거리였는 데 이 사업에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임종학 청양군 농촌공동체과 주무관은 "읍·면마다 농협하나로마트가 운영되고 있어 주민들이 농식품바우처카드로 원하는 품목을 손쉽게 구매하고 있다"며 "거동이 불편하거나 외진 곳에 계신 주민들에게는 공공급식지원센터를 통해 농산물꾸러미도 배송하고, 안부도 여쭙다 보니 지역사회 분위기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최근 고(高)물가시대를 맞아 저소득 취약계층이 매달 신선한 우리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의 '농식품바우처 시범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소득 양극화, 고령화 등으로 경제적 취약계층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안정적인 먹거리 보장과 함께 미래에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 감소를 위해 시범사업이 아닌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본사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농식품바우처 시범사업은 저소득 취약계층의 식품 접근성을 강화하고 국산 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과일·채소·육류 등 농산물 구매가 가능한 전자카드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2020년 4개 지자체에서, 2021년 9개 지자체로 확대된 뒤 올해는 15개 시·군·구가 3월부터 중위소득 50% 이하(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중이다.
농식품바우처 지급금액은 가구원 수에 따라 차등지급되고 있다. 1인 가구 기준으로 월 4만원 △2인 5만7000원 △3인 6만9000원 △4인 8만원 △10인 이상 가구 12만6000원까지 지원된다. 매월 1일 카드금액이 재충전되고, 미사용분은 이월되지 않고 자동 회수되는 방식이다. 전자바우처(카드방식)로 농산물을 현물지원하며 도서지역, 거동불편자에게는 온라인(농협몰) 및 꾸러비 배달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사용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농협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등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이 구축된 매장과 농협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아쉬운 건 구매 가능한 품목이 국산 채소류, 과일류, 잡곡류, 축산, 꿀, 흰 우유, 신선 계란 등 7종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지만, 구매품목과 취급매장 확대가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농업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보충적 영양지원 프로그램(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이 그것으로 총소득이 연방빈곤선의 130% 이하, 순소득이 연방빈곤선의 100% 이하인 가구를 대상으로 △식사용 식품(과일·채소, 육류·생선 등) △간식(비알코올음료, 스낵, 사탕류 등) △식용으로 재배하는 씨앗과 식물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25만여개의 매장에서 이용이 가능하며 2019년 관련 예산은 69조원에 달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농식품바우처 사업은 취약계층의 먹거리 안전망 강화와 농산물 소비기반 구축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사업"이라며 "고물가시대에 취약계층의 생계안정을 지원하고 양질의 농식품 공급으로 영양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농식품바우처사업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한지민 "미쓰백 역할 위해 설거지할 때도 담배 물어…지금은 끊어" - 머니투데이
- '국내 단 1대' 44억 부가티, 지드래곤 소유 아니었다…"전시장 방문" - 머니투데이
- 박항서, 공황장애 고백…"숨 안 쉬어져, 쇼크 와서 응급실 가기도" - 머니투데이
- 손흥민 '獨 인종차별 복수' 작심발언에 전세계 시끌…"쇼크다" - 머니투데이
- '14살 어린' 직장상사 머리채 흔들고, 쓰레기통 뚜껑으로 '퍽' - 머니투데이
- "트럼프 뽑았나?" 질 바이든 여사, 공화당 상징 '빨간 옷' 입고 투표 - 머니투데이
- 폐지 줍는 노인 없는 일본…"종이는 쓰레기 아냐" 20년 앞서간 이유 - 머니투데이
- 지드래곤 뭐라고 했길래…세븐 "뭘 좀 잘못 알고 있네?" 발끈 - 머니투데이
- "트럼프를 대통령으로"…박빙 예상 깬 '러스트벨트' 3총사의 변심 - 머니투데이
- 49세 비비안 수, 이혼→갑상선암 수술 근황 "운이 좋았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