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 맞으면서 중공군 막았다, 6·25 참전 미군 '영웅의 전당' 헌액
미 국방장관 "국가가 요구한 것보다 더 많은 일 했다"
미군 최고 등급 훈장인 명예 훈장(medal of honor)을 받은 95세의 6·25전쟁 영웅이 미 국방부 ‘영웅의 전당’에 헌액됐다.
미 국방부는 6일(현지 시각) 6·25 전쟁에 참전한 랠프 퍼킷 주니어 퇴역 대령을 국방부 영웅의 전당에 헌액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가해 공을 세워 2020년 명예훈장을 받은 퇴역 군인 1명과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명예훈장을 수여한 베트남전 참전용사 4명도 함께 영웅의 전당에 올랐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작년 5월 한미 정상회담 와중 백악관에서 퍼킷 대령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명예 훈장을 수여하는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1926년생인 퍼킷 대령은 1943년 이등병으로 입대했다가 2년 뒤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제대하고, 1945년 육사에 입학했다. 이후 1948년 6월 소위로 임관했다. 6·25 전투에는 1950년 8월 26일부터 11월 26일까지 참전했다. 그는 1967년 7월부터는 베트남전에 참전해 약 1년간 101공수부대에서 활약했고, 1971년 전역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그는 1992년에는 육군 레인저 부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당시 백악관은 A4 용지 3장 분량의 보도 자료를 통해 퍼킷 대령의 이력에 대해 설명했다. 백악관은 “퍼킷 대령(당시 중위)은 1950년 미 육군 소규모 특수부대인 제8레인저중대를 이끌면서 용맹함과 대담함으로 명성을 떨쳤다”고 했다.
1950년 11월 25일 낮 퍼킷 중위는 청천강 일대 205고지에서 전진하다 중공군의 박격포 및 기관총 기습을 받았다. 당시 23세였던 그는 적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근처 탱크에 올라갔다. 51명의 부대원들이 적의 위치를 파악해 반격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부대원들이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세 번이나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켰고, 결국 수백명의 중공군 공격을 물리칠 수 있었다.
그날 밤 중공군이 또 공격해왔을 때 퍼킷 중위는 수류탄 파편이 왼쪽 허벅지에 박히는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그는 구조를 거부하고 전투를 지휘했다. 중공군의 추가 공격이 두 차례 이어졌지만 퍼킷 중위와 중대 대원들은 이들을 막아냈다. 중공군의 인해전술 공격이 네다섯 차례까지 이어지자 이들의 탄약이 바닥났다. 그는 왼쪽 어깨도 심하게 다쳤지만, 대원들에게 “총검을 설치하고 공격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다음 날 새벽 중공군의 여섯 번째 공격에서 박격포 포탄이 퍼킷 중위 참호에 떨어지면서 그는 오른쪽 발을 심하게 다쳤다. 위생병이 오른발을 절단해야 한다고 할 정도였다. 그는 “나를 내버려두고 대피하라”고 명령했지만, 부대원들은 명령을 거부하고 그를 참호에서 구해냈다.
퍼킷은 고령으로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그는 수류탄 파편에 다치고도 자리를 뜨지 않고 참호를 오가며 탄약을 배분하고 부하들을 돌봤다”며 “퍼킷 대령은 국가가 요구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 당신의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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