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용우 "박지현 출마 납득 안 가..비대위 결정 변함 없어"

송다영 2022. 7.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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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룰, 바꾸려면 '명확한 근거' 있어야"

초선 추천으로 민주당 비대위원을 맡게 된 이용우 의원. 그는 전당대회와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출마 여부와 관련해 비대위원으로서의 의견을 가감없이 밝혔다. /국회=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지난 6월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8월 전당대회 준비로 시끄럽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당대회 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일부 의원들과 지지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여성 청년' 인재로 영입했던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관해서는 예외 인정을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비대위는 박 위원장으로부터 "다원주의에 기반한 대중정치를 포기하고 폭력적 팬덤정치로 쪼그라드는 길을 선택했다"는 지탄을 받았다.

비대위가 차기 지도부 구성과 당 혁신 토대 작업이라는 중대 과제를 떠안은 상황에서, 81명(전체의 47%)에 달하는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소구력이 있다. 이들의 추천을 받아 비대위에 합류한 이용우 의원(경기 고양시정)은 당의 차기 지도부 구성과 쇄신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이 의원은 '전당대회 룰' 논란과 관련해 "어떤 룰을 바꾸려고 한다면 그게 바뀌어야 하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비대위가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현행 '중앙위원회 투표 100%' 룰을 채택한 이유를 밝혔다.

1인 2표인 최고위원 선거에서 대의원 및 권리당원이 '자신이 속한 권역 후보'에게 반드시 1표를 행사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대 룰을 의결한 데에 대해 그는 "우리 당은 계속 호남도 영남도 최고위원들이 나오려고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정당으로만 협의가 되면 다음 총선을 어떻게 치르겠나"라며 현재 '지역균형성'이 부족한 정당 환경을 지적했다.

다만 인터뷰 이후 6일 열린 당무위에서는 '당 대표 예비경선 중앙위 70%, 국민 여론조사 30%·최고위원 예비경선 중앙위 100%·권역별 투표제 폐지' 등을 담은 수정안을 의결하면서 갈등을 봉합했다.

이 의원은 '피선거권을 부여하기 위한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는 비대위 결정에 불복한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그는 "(박 전 비대위원장이) 굳이 저럴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치인의 행동은 '납득'이 가야 '지지'를 얻는 거고, 납득이 안 되면 '왜 저래' '이상해'가 된다"고 비판했다.

인터뷰를 위해 들어선 의원실, 문을 열자마자 벽 한 면을 채운 책장이 눈에 띈다. 책장으로 모자라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책이 가로로 쌓여 천장에 닿을 듯하다.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출신으로, 20년 금융업계에 종사했던만큼 'ESG 투자의 연구' 등 경제·금융 도서에서부터 '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 '프로보커터' 같은 정치·사회학 책도 꽂혀있다. 책을 많이 읽냐는 질문에 "공부해야죠"라며, 어떤 때는 일주일에 대여섯권도 읽는다며 다독가임을 밝혔다. 그는 "독서는 습관이 되면 남들보다 빨리 읽어진다"며 특히 경제 부문은 '새로운 것들을 팔로우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 선수별 추천을 받아 초선을 대표해 비대위원이 됐다. 뽑힌 이유가 뭘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이유가 가장 클 것 같다. 계파 없이 독자적으로 필요 분야에 대해서 꾸준히 얘기해왔으니까.

- 비대위원을 맡기 전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나.

초선들 의견 내가 다 대표할 수 있을까. 그리고 비대위원이 바쁘기도 하고 어려운 일이다, 의사 결정을 하면 책임져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당이 어려울 때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마지않아야 하는 것도 의원으로서 도리라고 생각했다.

- 비대위 결정에 따라 당원들 반발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문자폭탄'도 많이 받는다. (웃음) 근데 이건 정당이 가진 딜레마라고 생각한다. 정당은 다양성을 수렴해내는 게 필요하다. 물론 당원들 뜻도 존중해야 한다. 그런데 '대중정당'이 되려면 중도층, '스윙보터'를 잡아서 대중성도 같이 갖춰야 한다. 당원 뜻대로만 한다면 대중의 눈높이를 갖추는 것 사이에서 괴리가 생긴다. 미국의 민주당도 (구성에 있어) 스펙트럼이 넓지 않나.

-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심하다.

(중앙위원회 100% 기존 안을 고수한 이유는)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어떤 룰을 바꾸려고 하면 그게 바뀌어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전준위의 안인 예비경선 여론조사 30% 신설) 여론조사를 반영해달라는 부분은 제안한 이유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최고위원의 경우, 예비경선에서 국민 여론조사를 하면 당내에서 궂은일을 하면서 잘해왔던 사람도 (인지도만으로) 아예 배제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여론조사의 경우, 국민이 알 수 있는 사람은 TV나 방송에 많이 나가서 인지도가 높은 인물 순일 거다. 그렇다면 (최고위원으로서 역할을 잘할지) 당에 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인 (당내) 중앙위원회가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또 지금도 의원들이 전당대회 출마 선언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사람들은 '어떤 룰'을 보고 나왔을까. (아마) 기존 룰일 거다.

중간에 룰을 바꾸는 순간 후보들 간의 ’유불리‘가 바뀔 수 있다. 룰 변경으로 인한 후보 간의 유불리가 바뀌면 갈등과 논란은 더 심화하지 않을까.

- 안규백 전준위원장도 사퇴했는데.

기사도 나왔지만 지난 일요일에 사전 회의를 했었다. 그때도 (룰을 바꾸려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우 위원장이 얘기했다. 여론조사 30%를 뺀 게 '비개혁적이고 낡았다'는 것도 '지나친 낙인찍기'다.

최고위원 선출 과정에서 1인 2표 중 한 표를 자신의 권역 출신에게 주자는 ‘지역 대표성’ 얘기도 우 위원장이 처음부터 전준위에 요구했던 사항이었다. 호남을 기반으로 했던 우리 당의 호남 의원들은 최고위원 나오려고 하지도 않는다. 영남도 마찬가지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수도권 정당'으로만 협의가 되면 다음 총선을 어떻게 치를까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 지역 주민들에게는 그 지역 사정을 알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최고위원 투표에서부터라도 지역 균형성을 살리는 시도를 하자는 거다.

지난 대선 이후 '박지현·윤호중 비대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묻자 이 의원은 "지난 비대위는 복표가 너무 컸다"고 평가하며 차기 당 대표는 "당의 다양성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선화 기자

- 지난 '박지현·윤호중 비대위'와 비교해 현 '우상호 비대위'가 더 잘하고 있는 부분은 어떤 거라고 보나.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지난 비대위는 ‘목표’가 너무 컸다. 당내 쇄신과 지방선거 관리였으니까. 그런데 지방선거가 빨리 진행되다 보니 모든 게 휩쓸린 상황이었다. 우리(비대위)도 혁신 얘기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 차기 당 대표는 어떤 자질과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리 사회는 굉장히 선진화되기 시작했고 다양성이 높은 사회로 돌입했다. 당만 봐도 같은 당원이라도 사안에 따라서 상당히 입장이 달라지기도 한다. 당에는 그걸 잘 조율해내고 공통점을 찾아서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양한 의견의 합의를 끌어내는 민주주의 메커니즘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 전당대회를 두고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어대명’ 가능성) 지금은 높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어대명인데 왜 해’ 이러는 순간 당의 활력을 잃는다. 우리 당에 ‘친이계’가 얼마나 될까? 오히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데, 어떤 새로운 가치를 통해서 결집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재명 의원도 출마한다면 본인이 당 대표가 돼서 뭘 할 건지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개혁이면 어떻게 어떤 개혁을 누구와 함께할 것인 지, 이런 것들을 제시하지 않고 당 대표에 출마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요구에 대한 본인 생각은.

처음 출마 선언을 했던 것도 당에 공식 요청한 것이 아니고 방송을 통해서 하지 않았나. 비대위에서는 '예외를 인정할 특별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정의했다. 굳이 저럴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 든다.

- 박 전 위원장이 왜 그런다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다. 현재 행위에 대해 납득이 가야 하는데, 납득이 안 간다. 정치인들은 항상 그렇다. 납득이 되면 지지를 얻는 거고 납득이 안 되면 '왜 저래 이상해'가 되는 거다. 박 전 위원장은 라디오에서 '자신의 출마를 무산시킨 비대위 결정에 이재명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얘기했던데, 어이가 없는 발언이다. 근거를 김남국 의원이 자신의 출마를 반대했고, 그가 이 의원의 측근이니 비대위원이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건데, 논리적 비약이 많다. 우리 당 비대위가 김남국 의원이 뭐라고 하면 움직인다고 보나? 그런 발언들은 적절하지 않다.

비대위는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고, 박 전 위원장은 반발하며 출마 의사를 연일 밝히고 있다. /이선화 기자

- 박 전 위원장은 후보 등록 의사를 밝혔는데.

그건 본인 의사고 비대위의 결정은 특별히 변할 건 없을 것이다.

- 향후 여야의 원 구성 합의는 어떻게 될지에 대한 본인 생각은.

(한숨) 야당으로서는 민생을 돌보기 위해서라도 빨리 됐으면 좋겠다. 현재 여당은 무책임한 거다. 본인들이 야당인 것처럼 뭐가 안되면 민주당 탓을 하는데,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정국을 끌어나가야 민생 경제를 챙길 수 있을 거다. 최근 (대통령·정당) 지지율에서도 많이 보인다.

- 하반기 국회에서 지망하는 상임위가 있다면. 이유는.

정무위다. 관심이 많이 가는 분야이기도 하고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 상임위 구성이 안 된 상태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 기한이 8일로 다가왔다.

나라가 어려운데 빨리 국회도 열고 청문회도 해야 하지 않겠나. 그게 바로 안타까운 지점이다. (국민의힘이) '야당 때문에 그렇다'고 얘기할 게 아니라 빨리 해야 한다.

-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출신으로 당내 '경제통'으로 통하는데. 현 경제 상황이 어떻다고 보나

굉장히 어렵다. 지금 보면 대외적 요인,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도 변하고 있고, 그 변화에 따라서 유가부터 시작해 무역 수지, 주식, 금리, 가계부채 등 모든 지표가 다 안 좋은 상황이다. 복합 위기 가능성이 높다. 가계부채의 경우 한계차주(빚 갚을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어 이쪽을 어떻게 보호해줄 것인지가 논의돼야 한다. 글로벌 밸류체인 문제도 지금 같은 때에 정부가 원재료 수입 다변화 등의 조치를 통해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 현 정부에서 그런 움직임이 잘 안 보여서 안타깝기도 하다.

가상자산 관련 사건 사고가 빈발하는데 관해 이 의원은 "가상자산업법이 필요하다"며 관련해 현재 계류된 자신의 13개의 발의안이 심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선화 기자

-가상자산과 관련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가상자산업법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거래소가 고객들의 돈을 분산해 별도 예치해두고 있는지 등 장치들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특정금융자금법에 따라서 단지 자금 세탁 부분만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거래소의 책임 규명을 할 규정이 되어있지 않은 게 문제다. 관련해 가상자산 보호법 등 13개 정도 법안 발의한 것이 있다. 아마 국회가 열리면 심의를 해야 할 것이다.

☞이용우 의원은 누구? 1964년생. 기업인 출신으로 카카오뱅크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동대학원 석사와 박사를 취득했다. 2002년 동원증권을 시작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 카카오뱅크 등을 거치며 약 20년 간 금융업계에 몸을 담았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기 전 정치권 경력으로는 통합민주당 장재식 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한 바 있다. 제 21대 국회 경기 고양시정 의원이며,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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