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처럼회' 지도부 나오나.. '강성 이미지'에 친명계도 고민
"이재명 대표와 '처럼회' 출신 최고위원들로 채워진 민주당 지도부가 탄생하는 것 아닌가."
더불어민주당에선 새 당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러한 관측이 파다하다. 이재명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나설 경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여기에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과 당원들이 줄투표에 나선다면 당대표로 이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이 의원과 가까운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처럼회가 초선의원 연구모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며 팬덤정치를 주도하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앞장서면서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을 민심과 멀어지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친이재명(친명)계에서조차 전당대회 이후 이 의원과 가깝거나 강경파 일색인 지도부 구성 가능성에 고민이 큰 배경이다.
강경파 의원들은 실제 최고위원 레이스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처럼회 소속은 아니지만 이들과 가까운 3선 정청래 의원은 6일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지금 민주당은 당대표로 정청래보다는 이재명을 더 원하고 더 필요로 하는 것 같다"며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하면 저는 당원 대표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노골적으로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한 것이다. 처럼회 소속으로는 이수진(서울 동작을), 장경태, 양이원영, 김의겸 의원 등이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적극적으로 친명계 행보를 하면서 이 의원 지지층의 환호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대표가 유력한 이 의원과 함께 지도부에 입성해 당 쇄신을 이끌겠다는 것으로, 전당대회 출마 선언 전부터 친문재인계를 포함한 비이재명계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는 이 의원을 엄호하겠다는 얘기다.
'전대 룰' 확정에도 입김 과시한 친명계
이날 당무위원회에서 확정된 전당대회 규칙도 친명계의 집단행동에 의한 측면이 있다. 당무위는 앞서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고위원 선거에 도입하려고 했던 '권역별 투표제'를 무산시켰다. 권역별 투표제는 유권자 한 명이 2표를 행사하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2표 중 1표를 유권자가 거주하는 권역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이를 적용할 경우 주로 수도권이 지역구이거나 비례대표인 처럼회 의원들에게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
친명계가 반발했던 당대표·최고위원 예비경선 '중앙위원회 100%' 규칙은 최고위원 선거에만 적용키로 하고, 당대표 선거에선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안인 '여론조사 30%'를 적용하기로 절충했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이 현역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다수인 중앙위원회 100% 투표로 진행될 경우 강경파 의원들은 일부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지도부가 강경 일색일 가능성에 온건 성향의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이 지역구인 한 친명계 의원은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더라도 처럼회 소속 최고위원들이 많을 경우 '당원 요구'라며 제2의 검수완박을 요구하면 이를 거부하기 어렵다"며 "그러면 민심 회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친명계' 김남국은 출마 뜻 접었지만...
이 의원도 이 같은 주변의 우려를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이자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이 최근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려던 뜻을 접은 것도 이러한 맥락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도부가 처럼회나 강경파 의원들로 채워지는 모습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의원이 측근이 아닌 강경파 의원들의 출마 의지를 꺾을 수단이 마땅치는 않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온건파 친명계 의원들의 최고위원 출마를 독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선 박찬대 의원 등이 온건 성향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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