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일국일제

이선정 기자 2022. 7. 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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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를 울렸다.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외친 희망의 우산혁명 전력을 바탕으로 홍콩 시민은 2019년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홍콩 거리 곳곳에선 한국영화 '변호인' '1987' '택시운전사' 등이 야외 상영됐고, 한국 운동권의 대표곡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민주화를 바라는 홍콩 시민의 간절한 열망은 K 시위를 통해 세계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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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를 울렸다. 여름밤 아스팔트 위에 분홍색 ‘쿠키’ 인형(방탄소년단 멤버 전정국의 캐릭터 굿즈)이 누가 밟고 지나갔는지 얼굴이 시커먼 채 널브러져 있었다. ‘시위하던 홍콩 아미가 경찰에 잡혀 끌려가던 중 가방에서 인형이 떨어졌다’는 상황 설명이 이어지자 10대나 20대로 추정되는 인형 주인의 안위를 걱정하는 글이 팬 페이지에 쏟아졌다. 사진은 ‘짓밟힌 홍콩 민주화’의 상징이었다.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외친 희망의 우산혁명 전력을 바탕으로 홍콩 시민은 2019년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당시 홍콩 시위 현장엔 한류 바람도 불어 더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K 시위’. 홍콩 거리 곳곳에선 한국영화 ‘변호인’ ‘1987’ ‘택시운전사’ 등이 야외 상영됐고, 한국 운동권의 대표곡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민주화를 바라는 홍콩 시민의 간절한 열망은 K 시위를 통해 세계로 전해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홍콩 시위는 무참히 짓밟혔다. 중국은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고, 이듬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해 반정부 시위의 싹을 잘랐다. 법 시행 1년 만에 체포된 범민주 인사만 100여 명, 기소 인원은 60여 명이나 됐다. 자유주의 세력과 지식인은 쫓기듯 외국으로 떠났다. 심지어 지난 5월엔 아흔 살의 추기경이 국보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작년엔 선거제마저 개편해 민주 세력의 행정 입법 진출을 봉쇄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입법회(의회) 선거에서 친중 진영이 90석 중 89석을 차지했다. 2019년 시위 강경 진압의 책임자였던 존 리 당시 보안장관은 이번에 홍콩의 새 행정장관에 당선돼 지난 1일 5년 임기를 시작했다.

1997년 7월 1일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됐을 당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 ‘고도 자치’를 약속했다. 영국과 중국이 1984년 체결한 협정에서 1997년 반환 이후에도 2047년까지 50년간 고도의 자치와 함께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일국양제를 합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일 반환 25주년을 기념, 홍콩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앙정부의 전면적 통제권 속 일국양제와 애인치항(愛人治港·친중 홍콩인을 뜻하는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 고도 자치를 강조했다. 25년 만에 대원칙이 홍콩의 중국화, 사실상 일국일제(一國一制·한 국가 한 체제)로 바뀐 셈이다. 그런데도 중국은 일국양제라 하니 그야말로 지록위마(指鹿爲馬)다.

이선정 신문국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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