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령 검사 중 5명이 사표 던졌다..검찰 인권보호관, 좌천 코스 전락
최근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전주지검 인권보호관으로 발령 난 김윤후 부장검사가 지난 4일 사표를 냈다. 그는 이번 인사 직전까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 1부장으로 근무했다. 서울중앙지검 이선혁 형사 1부장, 이혜은 공보담당관, 임대혁 형사 13부장, 류국량 공판 1부장 등도 다른 지검·지청의 인권보호관으로 발령받자 사직했다. 인권보호관 발령 검사 중 5명이 사표를 던진 것이다. 인권보호관은 수사권이 없어 ‘비선호 보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권보호관이 ‘좌천·사표 코스’처럼 된 것은 문재인 정부 탓이 크다”는 말이 검찰에서 나오고 있다.
문 정부는 2017년 검찰의 인권 보호 수준을 높이겠다며 인권보호관을 신설했다. 피의자를 면담해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당한 일이 없는지를 살피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인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아온 ‘심야 조사’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도 인권보호관에게 줬다.
그런데 문 정부는 인권보호관을 원래 취지와 달리 정권 눈 밖에 난 검사들을 좌천시키는 자리로 이용했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하거나 정권에 불리한 수사 결과를 내는 검사들이 표적이 됐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자녀 입시 비리, 펀드 불법 거래 등을 수사하면서 인권보호관으로 좌천당하는 검사들이 줄줄이 나왔다.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으로 조국 수사에 참여했던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은 2020년 1월 대전고검 검사로 인사 이동했다가 불과 6개월 만에 대전고검 인권보호관으로 보직 변경당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수사했던 양인철 전 서울동부지검 형사 1부장은 2020년 9월 서울북부지검 인권보호관으로 발령받으면서 옷을 벗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장 시절 ‘채널A 사건’을 수사하며 한동훈 당시 검사장(현 법무장관)에 대해 ‘무혐의’ 의견을 냈던 변필건 서울서부지검 차장도 작년 7월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보내진 바 있다.
문 정부에서 인권보호관 출신으로 검사장이 된 사례도 별로 없다고 한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초대 인권감독관(인권보호관의 옛 명칭)을 지낸 김덕길 변호사는 부산 서부지청장, 대전고검 검사를 지낸 뒤 검찰을 떠났다. 그의 후임인 정순신 변호사도 창원지검 차장을 거쳐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으로 검사 생활을 마쳤다. 인권감독관 출신으로 검사장으로 승진한 검찰 간부는 박재억 창원지검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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